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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차세대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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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영화관의 뉴스를 보면 시뻘건 쇳물을 붓는 장면, 복잡한 배관이 연결된 화학공장 그리고 조선소 설립 소식이 꼭 등장했다. 또 중동의 건설 현장과 자동차 생산 공장 등도 단골메뉴였다.
 
지금은 영화관에서 이런 뉴스는 없어졌지만 전같이 상영된다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TFT-LCD 등의 전자제품과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이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미래는 어떤 장면들이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뉴스 영상에 나타날까?
 
바이오 산업이 한국의 미래 국제경쟁력 흐름에서 중심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단초는, 물론 미래를 가장 빨리 인지하고 반영하는 증권시장의 열광에도 나타나 있지만 또 하나는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획기적으로 언급되는 뉴스의 중심테마가 단연 바이오 뉴스라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사실 바이오 산업에 이해를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이오 산업은 전형적인 지식산업으로 기존 산업들과 개념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물건이 상품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한가지 신약을 발명하여 특허를 내면 20년간 보호를 받는다. 특허 보호기간에는 특허권자 외에 어느 누구도 그 약물을 제조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그리고 이 특허권 자체가 상품이 되며 실제로 약이 나오기 전이라도 팔릴 수 있고 약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하는 실험 결과들이 더해지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 있다. 약이 되기 전에 특허권을 팔 때도 기술이전료 외에 로열티를 받도록 계약할 수 있다. 즉 상품화가 되고 나면 특허권이 만료될 때까지 매년 매출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는 방식도 다르다.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우리나라보다 작은 스웨덴의 중소 제약회사였지만 70년대 초부터 신약개발에 집중해 80년대 중반에 위궤양 치료제 로젝을 개발하면서 짧은 기간에 세계 6위의 다국적 제약사로 성장했다. 하나의 신약이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는 한 회사가 전체 시장의 수 십 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우선 시장 자체가 크기도 하지만 창의적인 혁신 신약 개발을 통해서 시장 점유율과 순위는 수시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몇 개의 다국적 제약사를 합병해 1위에 올랐다 하더라도 몇 년 동안 신약 개발이 늦추어지면 순위는 바로 떨어지게 된다.
 
결국 바이오 산업은 집중적인 투자를 통한 창의적인 연구결과에 의해서 궤도에만 오르면 장기적인 고성장이 가능한 경기 비탄력적인 산업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산업들은 모두가 큰 시장이 있는 분야였다. 이제 한국이 도전할 큰 시장은 미래사회를 지배하게 될 바이오산업뿐이 아닌가 싶다. 바이오 산업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끝난 후 엄청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대형 제약사들도 독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질환 표적 단백질들이 밝혀져, 정보가 공유되어 신약개발에 대한 참여의 기회가 넓어졌고, 신약 연구개발 기술들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IT를 접목한 융합연구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에 불이 붙었다.
 
이미 정부는 2000년 이후 바이오 연구예산을 크게 늘려왔으며, 이런 선투자로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잘 구축했다. 이제는 세계시장을 향한 혁신 신약 연구개발에 산학연이 협력하여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통한 선진국 진입을 가속화해야 할 때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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