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6일만에 건보체계 다시 메스 든다는데

내년 시행 가능성?-정치권 셈법 따라 연내 개혁 어려울수
개편 방안은 먼가?-기획단 7개 시나리오 토대, 새 정부안 오리무중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보건복지부가 여론에 밀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재추진키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건보개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는 모은다. 여야 모두 불합리한 현행 건보료 개편의 기본방향에는 동의하고 있어 정치권 주도로 논의가 재개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당초 계획대로 올해 안에 법안 개정까지 마치고 내년부터 시행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난제도 남아있다.

◆건보료 개편 내년 시행 가능할까? = 복지부는 지난달 9~10일 경기도 안성의 한 리조트에서 워크숍을 갖고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이 준비한 7개 개편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전부 직장가입자의 근로소득 이외의 종합소득에 건보료를 매기고, 피부양자의 자격기준을 강화해 무임승차를 막는 한편, 저소득 지역가입자를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이같은 기획단 개편안을 토대로 올해 4~5월 정부안을 만들어 법안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아직 연초인데다 정치권에서 건보 개혁에 적극 나선다면 내년 시행까지는 시간은 충분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는 물론 유승민 원내대표까지 건보료 재논의를 천명한 만큼 조만간 당정회의를 열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최종(정부)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야당도 건보 개혁에 적극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5일 오전 국회에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관련 긴급 토론회를 연다. 김성주 의원은 “기획단이 건보 부과체계 개선의 기본방향을 논의한 것을 하루아침에 무산시킨 정부의 형태는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소득이 많은 사람은 더 내고 소득이 적은 사람은 적게내는 사회보험의 대원칙을 반영한 합리적 개편안을 정부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복지부의 건보 개혁 의지가 부족한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 의 건강보험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이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하면 가능하다. 현재는 건보료 개편 백지화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정치권에서 서두르는 모양새지만 최종 개편안의 세부내용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셈법은 달라질 수 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 경우 동력을 잃기 쉽다는 이야기다. 복지부는 전날 건보료 개편 재추진 방침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규식 개선기획단 위원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 요청에 "정부가 하는 것을 보고 언론과 접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개편안에 담기는 내용은? = 정부 개편안은 기획단의 7개 시나리오를 토대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획단의 7개 시나리오에서 1개를 선택하거나 여론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절충안이 제시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정부안이 나올 수 있도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건보료 개편안 백지화를 선언하며 “기획단의 개편안은 2011년 소득통계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라며 “최근 소득자료를 기준으로 다시 시뮬레이션 해야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정부안에 대한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획단은 지난 1년7개월간 논의한 개편안을 정부가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단이 당초 지난달 29일 발표하려던 최종안은 직장가입자의 경우 근로소득 이외의 종합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고 지역가입자는 소득보험료 등급점수에 5.89%를 일괄 적용하는 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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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단에 참여한 사공진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획단의 최종안으로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하면서 건보료 개편을 추진한다면 사회적 낭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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