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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실직 쓰나미와 이직 러브콜

글로벌 기업 직원들, 줄줄이 짐싸고
관세 직격탄 車업계 수만명 감원
MS·메타 등 美 빅테크도 칼바람
인텔·스타벅스 실적부진 구조조정

글로벌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인공지능(AI)·전기차 등 급격한 산업 구조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생존 전략으로 인력 감축을 택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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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산업에 걸친 감원 칼바람 속에서 특히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경영난을 겪는 일본 닛산자동차는 전체 직원 13만명의 15%인 2만명을 줄이기로 했다. 앞서 닛산은 지난해 11월 9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1만1000명을 더 줄이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2027년까지 전 세계 공장 수를 17곳에서 10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독일 폭스바겐 그룹 산하 아우디도 2029년까지 7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지난 3월 밝혔다. 폭스바겐 노사는 2030년까지 3만5000명을 줄이기로 지난해 합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로의 전환과 수요 둔화,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자동차 업계가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침투율을 높이면서 독일, 일본 등 자동차 업계의 전통 강자들이 밀려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부터 수입 자동차에 부과한 25% 관세가 충격을 주고 있다. 크라이슬러, 푸조, 피아트, 지프 등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미국 내 부품 공장 직원 900명을 일시 해고했다. 볼보자동차 또한 지난 7일 관세 등 무역정책과 시장 상황 변화를 이유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직원 2500명 가운데 125명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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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서도 감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체 인력의 3%인 약 7000명을 감원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는 202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와 관련해 MS는 감원의 목적 중 하나가 "불필요한 관리 계층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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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도 지난 2월 전체 인력의 약 5%인 36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가상현실(VR) 관련 개발 부문인 '리얼리티 랩스' 인력 일부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성과 관리 기준을 높이고 저성과 직원들을 더 빨리 퇴사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또 구글은 2023년 초 전 세계 인력의 약 6%에 해당하는 1만2000개 일자리 감축을 발표한 이후 비핵심 부서를 중심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 2월 클라우드 부문에서 인력 감축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플랫폼 및 디바이스 부문에서 수백 명을 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서버용 반도체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장악하면서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도 경쟁에서 밀리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물러난 팻 겔싱어 전 CEO의 뒤를 이어 영입된 립부 탄 CEO는 지난달 24일 직원들에게 "2분기에 해고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전체 직원의 20%인 2만여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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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도 실적 부진과 관세 여파에 결국 감원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CEO는 기업 지원 인력을 1100명 줄일 계획이라고 지난 2월 밝혔다. 이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영향에 사람들이 신중한 소비 행태를 보이면서 스타벅스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밖에 영국의 석유 대기업 BP는 전체 인력의 5% 이상인 약 4700명을 감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PC·프린터 제조사인 휴렛팩커드(HP)는 올해 최대 2000명가량의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지난 2월 밝혔다.





세계 각국, 美 과학자 줄줄이 모셔가
트럼프 과학 기술 지원 대폭 축소
"100년에 한번 있는 인재 확보 기회"
각국 유인책 내놓으며 영입 경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연구 예산을 삭감하고 연구소를 해체하는 등 과학 기술 지원을 대폭 축소하며 과학 인재들이 미국을 떠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이 미국 인재들을 붙잡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8일 열린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 보건, 교육 예산 삭감 반대 시위. AFP연합뉴스

지난달 8일 열린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 보건, 교육 예산 삭감 반대 시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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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외면한 미국 연구원들에게 세계가 구애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미국은 최고의 연구자, 과학자, 학자를 끌어들이는 국가로 다른 나라들은 지난 수십년간 미국과 경쟁이 어려웠으나, 이제 이러한 기회를 역전시킬 기회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1조달러(약 1404조원)를 지원하는 등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높은 연구 예산, 급여, 뛰어난 연구 설비에 많은 실력있는 연구자와 과학자들이 앞다퉈 미국행을 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구소와 대학에 지원하던 수십억달러 예산이 삭감되고, 연구 대상 분야가 제한됐다. 특히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외국 출신 연구자와 유학생들은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3월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과학자 1600명을 상대로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3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때문에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3월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과학자 1600명을 상대로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3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때문에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는 지난 8일 "이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인재 확보 기회"라며 정부에 인재 영입을 촉구했다.


지난 3월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과학자 1600명을 상대로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3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때문에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주요국은 미국을 떠나는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는 지난 8일 "이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인재 확보 기회"라며 정부에 인재 영입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일 '유럽을 선택하세요'(Choose Europe)로 명명한 과학연구 종합지원 계획을 내놨다. 유럽을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기 위해 향후 2년간 5억유로(약 7856억원)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EU 회원국들은 개별적으로도 미국 연구자들 모시기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연구원 유치 프로그램에 1억1300만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는 외국인 연구자 15명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168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는데,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5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파리 사클레 대학교도 미국 연구자를 위한 새로운 직책 5개를 새로 만든다.


스페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저평가하는 과학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4500만유로 추가 예산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영국은 해외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데 5000만파운드(약 932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캐나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벨기에, 호주, 중국, 한국 등도 정부 차원에서 미국 연구자들을 겨냥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을 논의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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