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고급호텔 객실에서 마약 파티"
지난 여름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 기억하시나요. 명문대학생 연합 동아리를 이용해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까지 했던 대학생 14명이 검찰에 적발된 사건이었죠. 이 동아리의 회장이었던 염모씨(31)는 마약 판매수익으로 호화 술자리를 제공하는 수법으로 단기간에 약 300명의 회원을 모집하고 회원들과 마약을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4일 마약을 구매,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아리 회장 염모씨(31)가 혐의를 일부 인정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4일 오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대마) 등 혐의로 기소된 염씨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염씨 측 변호인은 "마약류 투약 매매에 관해서는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과 소수의 지인을 통해서만 이뤄졌다는 점 선처 부탁드린다"면서도 "일정 범죄의 경우 검사가 수사 개시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한다"며 공소기각을 요청했습니다.
올해 밀수 적발만 623건… '대마초' 최다
비단 대학생 뿐일까요. 유흥업소 실장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로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가 구속되고, 마약에 취한 운전자가 차를 몰고 도로를 질주합니다. 위조지폐를 사용한 후 마약에 취해 전기 배선함에 잠들어 있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합니다. 모두 올해 일어난 사건입니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마약밀수 통계는 온 국민이 마약의 유혹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줍니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경단계에서 적발한 마약밀수 시도는 623건이었습니다. 밀수하려던 마약류의 중량은 574㎏으로, 1900만명(필로폰 1회 투약량 0.03g 적용)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일평균 2건에 2.1㎏가량의 마약밀수가 국경단계에서 적발된 셈입니다. 지난해 1~9월과 비교하면 건수로는 24%, 중량으로는 16% 각각 증가했습니다.
연도별 1~3분기 마약밀수가 적발된 총 중량에서도 증가추세는 뚜렷했습니다. 2020년 134㎏, 2021년 292㎏, 2022년 383㎏, 지난해 496㎏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이 가운데 2021년 적발한 마약밀수의 총 중량은 694㎏이었지만, 관세청은 당해 적발한 필로폰 402㎏(한국을 경유해 빠져나가려다 적발)을 특이치로 판단해 최종 집계에서는 제외했습니다.
올해 주된 마약밀수 경로는 건수 기준으로 ▲국제우편 319건(전년 대비 51% 증가) ▲특송화물 156건(25%) ▲여행자 141건(23%) ▲기타 경로 7건(1%) 등이 꼽힙니다. 중량을 기준으로는 ▲특송화물 272㎏(전년 대비 47% 증가) ▲국제우편 145㎏(25%) ▲여행자 95㎏(17%) ▲기타 경로 62㎏(11%) 등의 순으로 많았습니다.
적발한 마약의 주요 품목(중량 기준)은 필로폰(154㎏·122건), 코카인(62㎏·6건), 대마(46㎏·172건), 케타민(33㎏·51건) 등이 꼽힙니다. 주요 출발국(중량 기준)은 태국이 233㎏(110건)으로 가장 많고, 미국 110㎏(137건)·멕시코 29㎏(2건)·말레이시아 26㎏(13건)·캐나다 25㎏(16건)·네덜란드 22㎏(26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尹 대통령 "관련 예산 20% 이상 늘려…단속 강화"
한민 관세청 조사국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총 2만7000여명으로, 예년보다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마약 수요가 꾸준한 만큼 마약류를 밀수하려는 시도 역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마약 범죄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4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청년들까지 확산되고 있는 마약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20% 이상 늘렸다"며 "단속을 보다 강화하는 것은 물론, 치료, 재활, 예방도 적극 지원하겠다. 첨단 탐지 장비를 확대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해서 마약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