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지배硏 "30대그룹 상장사 10곳 중 8곳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임…개선 필요"

새해 벽두부터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행동주의', '의결권'이란 키워드로 한국 자본시장을 달궜던 한진그룹. 국내 30대그룹 소속 상장사 열 곳 중 여덟 곳 대표이사가 이사회이장을 겸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그룹 본사. /문호남 기자 munonam@

새해 벽두부터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행동주의', '의결권'이란 키워드로 한국 자본시장을 달궜던 한진그룹. 국내 30대그룹 소속 상장사 열 곳 중 여덟 곳 대표이사가 이사회이장을 겸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그룹 본사.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내 30대그룹 소속 상장사 179곳의 80%(143개사)가 대표이사가 이사회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영 환경상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것이 주주가치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확보하기 위해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대신지배연)은 29일 '30대그룹 상장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임 현황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말 올해 상장기업(12월 결산법인)의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조사한 결과다.


대신지배硏 "30대그룹 상장사 10곳 중 8곳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임…개선 필요"



30대그룹 소속 상장사 179곳 중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기업은 전체의 80%(143곳)였다.특히 30대그룹 상장사 중 30곳과 LG , GS , 한진칼 , 두산 (지주사격), CJ , 한국앤컴퍼니 등 6개 그룹 지주사에서 총수 등(특수관계인 포함)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지배硏 "30대그룹 상장사 10곳 중 8곳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임…개선 필요"



그나마 10대그룹 소속 상장기업 총 93개사 중 이사회 의장이 분리된 곳 비중은 22.6%(21곳)로 30대그룹 소속 상장사보단 컸다. 그룹 총수가 창업주의 3~4세거나 소속 상장사들이 세계 수준의 대기업인 SK (57.1%), 삼성(실질적 지주사격= 삼성물산 ·43.8%), LG(36.4%) 등은 분리 비중이 컸다.


현대차 , 롯데( 롯데지주 ), GS, 한화 , HD한국조선해양 , 신세계 그룹 소속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지 않았다. 앞으로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가 책임경영을 이끌 수 있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대신지배연은 제언했다. 30대그룹으로 표본을 넓히면 효성 (33.3%), KCC (33.3%), 두산(28.6%)그룹 등이 이사회 의장 분리 비율이 컸다.


대신지배硏 "30대그룹 상장사 10곳 중 8곳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임…개선 필요"



이사회 회의 관련 소집과 통보가 지나치게 급하게 진행된 점도 문제였다. 이사회 회의 소집 및 통보가 개최 하루 전까지 이뤄지는 경우가 59%(104곳)나 됐다.



대신지배硏 "30대그룹 상장사 10곳 중 8곳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임…개선 필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 231곳 중 총수 등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 기업도 11곳이었다. 이사회 의장이 비상근인 기타비상무이사인 경우도 11곳이었고 LG 및 SK그룹 소속 상장 계열사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대신지배硏 "30대그룹 상장사 10곳 중 8곳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임…개선 필요"



대신지배연은 기업과 주주, 정부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한국적인 기업 지배구조 모델을 새로 구축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총수 등의 사익편취 우려가 있는 기업들부터 자발적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임을 분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주요 대기업 소속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독립성 및 전문성 확보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올 뿐더러 이사회를 견제할 감사위원회의 기능도 제한적인 현실 때문이다.


안 본부장은 "총수 등이 을 대표하는 대표이사와 경영진에 대해 견제 기능이 있는 이사회의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 사익편취 규제대상에서 총수 등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는 이사회의 투명성 및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 확보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사회 소집 및 통보 기간도 이사회 기능 활성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K, LG그룹 등 올해 정기주총 전후로 그룹 총수들이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지 않겠다고 밝힌 사례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SK의 동일인(총수)인 최태원 대표이사는 겸임하던 이사회 의장직을 올해 정기추종을 계기로 사퇴한다고 지난 2월21일 밝혔다. LG그룹 일부 주력 계열사, 금호아시아나( 금호건설 ·총수 박삼구)와 한진, 동원(김재철) 그룹도 이사회의장 분리가 확정됐다.


삼성과 코오롱 (이웅렬), 효성(조석래), 동부(김준기) 그룹 등도 지난해부터 이사회 의장과 분리돼있었다. 안상희 대신지배연 본부장은 "이같이 그동안 그룹 총수가 겸임하고 있는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것은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주주가치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