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 출신 사외이사 영입한 대기업들, 위기 약발 먹힐지 관심 롯데, CJ, 신세계, 현대車 등 비율 높아...국세청, 공정위 가교 역할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올 들어 사정기관이 재계를 향해 날 선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 CJ그룹 등이 5대 사정기관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방패막이용'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입한 이들 사정기관 출신 인사들이 사정 정국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 조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은 총 2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을 국세청과 공정위 출신으로 채웠다. 오너 구속에 부침을 겪고 있는 CJ그룹은 사실상 이들 사정기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1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이 이들 사정기관 출신이다. 이 두 회사 모두 법조출신 사외이사를 합하면 전체 사외이사의 절반에 육박한다.
사외이사들은 국세청 세무조사나 공정위 조사, 검찰 수사 등에 직면할 경우 회사에 자문역할을 하면서 사정기관과의 가교역할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권 초기 사정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사정기관과 회사간 가교역할이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정기관의조사가 수사가 이뤄질 경우 회사에 자문하거나 진척상황을 파악하는 정도이지 조사, 수사에 영향을 미칠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며 "더구나 요즘처럼 사정당국이 서슬퍼런 칼날을 들이댈때는 사외이사들도 오해를 살 수 있어 조심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계의 사정기관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독립성과 객관성을 가져야할 사외이사진이 특정시기와 특정인맥에 따라 구성돼 이른바 '방패막이용'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3월말 주주총회 기준 상위 20대 대기업의 법조계 출신 인사 비중은 3.8%포인트 높아졌고 국세청과 공정위 비중도 각각 3.5%포인트, 1.2%포인트 높아졌다. 새 정부 초기 사정당국에 대비한 권력기관 출신 영입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고위급 임원은 "기업은 만약의 사태에 대한 방패막이용으로, 권력기관 고위급 출신들 인사들은 한 번쯤 사외이사를 해보는 것을 개인적인 커리어를 쌓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사외이사를 통해 추천을 받아 새로운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인맥 중심형 인사가 여전히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재계에서 가장 화려한 사외이사진을 갖추고 있다. 이인호 전 산업은행장, 김한중 연세대학교 총장, 송광수 전 대검찰청 검찰총장을 포함해 35명에 달한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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