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비극·생명존중 담아낸
김선정 청소년소설 선정

재단법인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2026년 제17회 권정생 문학상 수상작으로 김선정 작가의 청소년소설 『물 없는 수영장』을 선정했다. 생명 존중과 연대의 가치를 청소년 문학의 언어로 깊이 있게 구현했다는 평가다.

제17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김선정 작가[사진=안동시]

제17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김선정 작가[사진=안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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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권정생 문학상은 최근 3년간 발표된 청소년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예심을 통해 단행본 10권이 본심에 올랐으며, 본심에서는 작품의 문학적 완성도와 청소년 문학으로서의 의미, 그리고 권정생 선생의 문학정신 계승 여부를 중심으로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심사에는 김서정·김지은·선안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최근 청소년 문학이 일상과 역사, 노동과 사회 현실 등 다양한 층위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흐름 속에서, 『물 없는 수영장』이 단순한 현실 재현을 넘어 "보이지 않는 생명과 묻힌 존재의 목소리를 복원해낸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수상작 『물 없는 수영장』은 2010년 전국을 뒤흔든 구제역 사태와 대량 살처분의 비극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청소년소설이다. 외딴 고등학교의 오래된 수영장을 배경으로, 청소년들이 오래전 묻혀버린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특히 작품은 인간 중심 사회 속에서 희생된 동물들의 고통과 공동체의 침묵, 그리고 사회가 외면했던 책임의 문제를 청소년의 시선으로 정면에서 응시한다. 웹소설 창작이라는 익숙한 장치를 활용해 청소년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면서도, 생명의 존엄과 인간의 윤리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물 없는 수영장』은 크고 작은 모든 존재의 평등함과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며 "권정생 선생이 평생 문학으로 전하고자 했던 생명 존중의 정신과 약한 존재를 향한 연민을 오늘의 청소년 문학으로 깊이 있게 계승했다"고 평가했다.


제17회 권정생 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5월 17일 권정생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공간인 권정생 동화 나라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는 권정생 문학이 오늘날 어린이·청소년 문학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확장되고 있는지를 함께 나누는 자리로 마련될 예정이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김영동 이사장은 "앞으로도 권정생 문학상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생명·평화·연대의 가치를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구현한 작품들을 꾸준히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정 작가는 2011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 『멧돼지가 살던 별』, 『오늘도 호라는 라라라』, 『우리 반 채무 관계』 등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발표하며 꾸준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제14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과 제8회 푸른 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으며 청소년 문학 분야의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물 없는 수영장』의 수상은 단순한 문학적 성과를 넘어선다. 이 작품은 사회가 오래도록 덮어두었던 생명의 비극과 공동체의 침묵을 청소년의 시선으로 끌어올리며, 오늘의 독자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외면하며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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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문학이 평생 붙들었던 생명과 연민의 가치가 시대를 건너 새로운 세대의 언어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한국 청소년 문학의 의미 있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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