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양 '불닭'·'Buldak' 상표권 확보 앞둬…국·영문 모두 청신호(종합)
지재처, 4일 출원 공고…이의신청 없으면 확정
출원 신청 2개월만…지난 1월 정부 지원 요청
영문뿐 아니라 국문도 출원 공고…라면만 해당
삼양식품의 대표 매운맛 브랜드 '불닭(Buldak)' 상표권이 지식재산처 문턱을 넘어섰다. 불닭볶음면 열풍에 따라 해외에서 각종 모방 제품이 쏟아져 나오자 삼양식품은 국내 상표권 확보에 집중해왔다. 출원 신청 2개월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K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지 다섯 달 만이다.
당초 삼양식품이 신청한 영문 상표 'Buldak' 뿐만 아니라 국문 상표 '불닭'도 특허법원의 판결을 뛰어넘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K 라면 글로벌 열풍에…우선심사 '속도'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식재산처는 전날인 4일 삼양식품의 국문 상표권 '불닭'과 영문 상표권 'Buldak'에 대한 출원 공고를 했다. 지재처 심사관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의미로, 이후 30일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다음 달이면 상표권이 최종 확정된다. 삼양식품은 지난 2월 27일 지재처에 상표권 출원 신청한 뒤 지난달 우선심사 대상에 올라 심사를 받아왔다.
통상 상표권 등록은 지재처에 심사를 신청하면 출원 공고 등 1차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이상 소요된다. 우선심사 대상에 오르면 2~3개월 이내에 심사관의 심사 결과가 담긴 1차 결과가 나온다. 이번 '불닭'과 'Buldak' 상표권의 경우 우선심사 결정서가 발송된 지 35일 만에 1차 결과가 나왔다. 한류상표 우선심사 처리 기간을 2개월 정도로 보면 이번 사례는 훨씬 빠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재처는 지난해 6월 승격되기 이전인 특허청 시절 한류기업과 한류상표 기반의 수출지원을 위한 상표정책 간담회를 열고 빠른 상표권 확보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한류상표에 대해서는 우선심사 처리 기간을 2개월로 단축한다고 했다. 이 간담회에 삼양식품 관계자도 참석했다.
국문 '불닭'은 라면에만 적용…식별력 확보 영향
삼양식품은 올해 들어 국내에서 국·영문 '불닭'과 'Buldak'의 상표권 출원을 추진해왔다. 국내에서 상표권 등록이 안 될 경우 해외에서 상표권 분쟁이 생겼을 때 권리 주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상표권 출원을 목표로 했다. 당초 국문 명칭 '불닭'은 국내에서 상표권으로 보호받지 못했다. 2008년 특허법원은 '불닭'이 이미 보통명사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어 상표로서 식별력을 잃었기 때문에 누구나 상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삼양식품이 영문 상표권을 신청하며 국문 상표권도 함께 관련 절차를 진행했고, 라면 제품에 한해 '불닭' 상표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소스 등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보통명사로 인정, 삼양식품의 상표권에서는 배제된다. 라면 제품의 경우 '불닭'이라는 브랜드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지칭한다는 소비자의 식별력이 확보됐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삼양식품이 지재처에 제출하면서 이 같은 심사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문 상표권인 'Buldak'은 라면과 소스류 등이 모두 포함된다.
삼양식품은 불닭의 글로벌 인기로 해외에서 이른바 '짝퉁'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상표권 등록에 집중해왔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는 'Boodak', 'Bulramen', 'Bulsauce', 한국불닭볶음라면 등 이름을 교묘히 바꾼 제품명이 등장했고, 패키지에 그려진 캐릭터 '호치'를 무단으로 변형, 활용, 유통하는 사례들도 다수 확인됐다.
불닭 영향에…삼양식품 상표권 1000개 넘겨
특히 이번 사례는 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언급, 정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한 사례여서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김 부회장은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삼양식품은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하고 있지만, 27개국에서 분쟁 중"이라면서 "해외에서 K 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국내와 해외 상표권 확보를 위해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삼양식품은 신문 광고를 통해 불닭의 상표권 확보에 대해 "K푸드의 수출 길을 넓히고,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일"이라며 "'Buldak'은 삼양식품이 소유하고 쌓아 온 고유의 브랜드 자산"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불닭볶음면의 기반이 되는 국내 상표권을 확보하면서 삼양식품의 해외 상표권 확보 움직임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의 보유 상표권은 지난해 말 기준 1038개다. 2021년 480개 수준이었던 삼양식품의 상표권 수는 빠르게 늘어 불과 5년 만에 두 배가 됐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상표권 확보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41% 증가한 1조8838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60%대에서 지난해 8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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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운 라면으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면서 불닭볶음면 수출 규모는 빠르게 늘었다. 불닭볶음면을 바탕으로 K 라면의 올해 1분기 수출 규모는 4억345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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