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의 여파로 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테리어 업계가 혼란에 휩싸인 모습이다. 전쟁 이후로 자재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뛰어오르는데 이를 공사비에 반영하기는 어려운 구조여서다.
중동전쟁 여파 도배 부자재·실리콘 등 가격 50% 인상
22일 인테리어경영자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중동전쟁 이전 대비 도배 부자재 가격은 50%(3.3㎡당), 실리콘 가격은 48%(개당), 수성 페인트 가격은 40%(1갤런 기준)가량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변기 같은 도기 제품들의 가격도 약 20% 올랐고 실크벽지는 16%, PVC 장판도 17%가량 뛰었다고 한다.
영림도어·예림도어 등 도어업계는 최근 15~20%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고 한솔과 동화 같은 바닥재 기업들도 가격 인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더 작은 자재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다.
인테리어 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통상 인테리어 공사 계약은 2~3개월 전에 이뤄진다. 그사이 발발한 전쟁 탓에 올라간 비용 부담은 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사상철 인테리어경영자협회 회장은 "이미 계약이 된 공사 금액에는 손을 못 댄다"면서 "공사를 해도 남는 게 없는 상황으로 업체들이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도 2~3개월 전 계약 비용 떠안아 "해도 남는 게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세 달 전에 견적을 내고 계약을 맺은 공사는 결과적으로 원가 수준에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인건비나 임대료 같은 고정비를 감안하면 공사 진행이 곧 적자로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가격 인상이 여러 품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대응은 더 어렵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품목별로 가격이 오른다는 연락을 계속 받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나빠서 가동률이 70% 선으로 떨어져 있다. 공사를 안 할 순 없는데 가격이 언제까지 이렇게 오를지를 예측할 수 없고 사업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워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KCC·LX하우시스·SP삼화 등 일부 대형 창호·페인트 기업들이 정부의 강력한 물가 관리 기조를 감안해 가격 인상을 보류·축소하거나 인상 결정을 철회하다 보니 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업계 전체의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게다가 이들 기업마저 오는 6월 즈음이면 결국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