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적 제재로 시민 위험…엄정 대응"
추격전 합류 구독자 11명도 재판 넘겨져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추격하는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다 교통사고를 유발해 사망사고에 연루된 유튜버와 구독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 형사1부(허성환 부장검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협박 등 혐의로 유튜버 A(4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A씨의 추격전에 가담한 구독자 11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A(42)씨는 지난해 9월 22일 오전 3시 50분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월동 한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A씨는 30대 중반 B씨가 몰던 SUV를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뒤쫓아가며 추격 장면을 자신의 유튜브에 생중계했다. 추격전에는 A씨의 방송 구독자들이 운전하는 차량 2대도 합류했다.
차량 3대가 쫓아오자 놀란 B씨는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갓길에 선 대형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충돌 직후 차량은 불길에 휩싸여 전소됐다. 크게 다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검찰은 이들의 행위와 B씨의 사망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봤다.
A씨의 혐의에는 2023년 12월 음주 사실이 없는 운전자를 차량 운전석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감금한 행위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A씨 등이 지난해 12월부터 3차례에 걸쳐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추격하고 생중계하는 방송을 진행했으며, 음주운전과 무관한 운전자들도 이들로부터 이유 없이 추격당하며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적 제재를 명목으로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 위험을 발생케 하는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로 활동하며 구독자 수만 명을 보유한 A씨는 유흥가 등지에서 음주운전 의심 신고부터 단속 검문·적발까지의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올린 영상은 800개에 달하며, 그는 이른바 '참교육' 영상을 게시해 구독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등 수익을 얻었다.
사건 당시 이들의 추격전이 사망 사고로 이어지자 "음주 운전이 불법이긴 하지만 경찰도 아닌 유튜버가 이른바 '사적제재'를 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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