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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기업 빵집 출점 제한 규제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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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빵집에 과연 불리하게만 작용했을까

[시시비비] 대기업 빵집 출점 제한 규제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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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빵집 추천해주세요."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등장하는 단골 질문에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처음부터 답변에서 배제된다. 새로운 맛과 장소, 트렌드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모두가 아는 평균 이상의 맛과 어디에서나 갈 수 있는 장소가 강점이었던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이제 더 이상 강점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한때 동네 빵집을 위협하는 존재로 각인돼 규제 대상이었던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현재 각종 ‘할인’ 혜택 없이는 손님을 끌어모으기 어려워질 만큼 존재감이 약해졌다. 통신사, 제휴카드 할인뿐 아니라 요기요, 배달의민족 등 각종 배달 플랫폼 할인 등을 퍼붓지 않으면 동네 빵집에 빼앗긴 손님을 되찾아오기 힘들 정도란 얘기도 들린다.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으로 시작된 빵집 출점규제는 2019년 종료됐지만, 대기업 제빵업계와 대한제과협회가 다시 상생 협약을 맺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협약 내용에 따라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신규 출점 시 동네 빵집과 500m 거리 제한을 받고 전년도 말 점포 수의 2% 내에서만 가맹점을 신설할 수 있다.


그 결과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지난 10년간 매장 수가 제자리걸음으로 정체 상태다. 반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서 불고 있는 베이커리, 디저트 열풍을 타고 '빵지순례'란 말이 생길 정도로 동네 빵집의 경쟁력은 강해지고 있다. 빵집 수도 늘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제과점 사업자 수는 2만2622명에 달한다. 2021년 1만8288명, 2022년 2만718명, 2023년 2만1949명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기세에 밀린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이제는 규제와 상관없이 늘릴 수 있는 허용 범위만큼 점포 수를 채우기도 버거워진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10년 전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도입했던 규제가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한 역차별,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는 8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규제 종료를 앞두고 규제 연장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규제 연장이 아직 필요하다는 쪽과 지난 10년간의 대기업 빵집 출점 제한으로 동네 빵집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으니 규제를 완화해 공정 경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지난 10년의 규제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에 과연 불리하게만 작용했을까.


국내 성장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탈출구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세계 경쟁력을 키우는 성과를 얻었다. 골목 안에서 동네 빵집들과 경쟁하며 국내 시장에 안주했을 대기업들에 해외 진출 날개를 달아준 것은 되레 불편하게 작용했던 10년간의 규제였다. 파리바게뜨가 해외에 500개 이상 점포를 늘리고 뚜레쥬르가 400개 넘게 확장할 수 있었던 건 좁고 규제가 많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승부수를 보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다.


국내 시장은 골목 상권을 지키고 있는 동네 빵집에 더 기회를 주는 게 맞다. 그래야 소상공인들이 성장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고 대기업들이 더 넓은 세계에서 오래 튼튼하게 살아남을 기회를 얻게 된다. 오히려 국내 시장은 편의점, 커피숍에서도 빵을 파는 시대에 대응해 규제 대상을 폭넓은 외식업계 대기업으로 넓히는 등의 틈새 손질이 필요하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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