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대 중 20대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뉴스 안 보고 살아 몰라. 당황·억울하다"
경찰 "단속과 함께 홍보·계도 이어갈 것"

24일 오후 3시10분께 서울 은평구 롯데몰 앞 사거리.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이 시작된 지 사흘째에 접어들었지만, 단속 시작 1분 만에 차량 2대가 경찰의 인도로 3차선 끝에 세워졌다. 적발된 고양시민 여모씨(59)는 "일시정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알아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멋쩍게 웃었다. 40분가량 이어진 경찰의 단속 중 우회전을 한 차량 200여대 중 20대가 경찰에 적발됐다. 2분에 1대꼴, 10대 중 1대는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은평구 롯데몰 앞 사거리. 단속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일하느라 뉴스를 안 보고 살아 몰랐다. 당황스럽고 억울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지난 24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은평구 롯데몰 앞 사거리. 단속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일하느라 뉴스를 안 보고 살아 몰랐다. 당황스럽고 억울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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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적발된 20대 중 4대의 운전자에게 범칙금과 벌점을 부과했으며, 서행하는 등 위반 정도가 가벼운 16대에 대해선 계도를 진행했다. 이날 단속된 4대 중 3대는 '신호 위반', 나머지 1건은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이었다. 이번 단속은 우회전 규정 강화를 골자로 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의 계도기간이 지난 21일 종료됨에 따라 진행됐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일 때 운전자는 일단 정지선 앞에서 멈춰야 한다. 이후 전방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없으면 우회전할 수 있지만, 보행자가 있으면 보행자가 완전히 횡단보도를 건너간 뒤에 진행할 수 있다. 전방 차량 신호가 초록색일 경우에는 차량 흐름에 방해되지 않도록 서행하면서 우회전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신호 위반에 해당한다. 이 경우 이륜차는 4만원, 승용차는 6만원, 승합차는 7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고 하는 때에 차량 운전자가 횡단보도 앞에 일시정지하지 않는 것도 단속 대상이다. 개정 도로교통법 제27조(보행자의 보호) 1항은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아니하도록 그 횡단보도 앞(정지선이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는 그 정지선을 말한다)에서 일시정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종전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만 차량 일시정지 의무가 있었지만, 법이 개정돼 이제는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고만 해도 일단 멈춰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이 경우 이륜차는 4만원, 승용차는 6만원, 승합차는 7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지난 24일 오후 3시28분께 서울 은평구 롯데몰 앞 사거리. 차량 3대가 동시에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위반을 하다 적발된 모습./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지난 24일 오후 3시28분께 서울 은평구 롯데몰 앞 사거리. 차량 3대가 동시에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위반을 하다 적발된 모습./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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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적발된 운전자들은 일시정지의 애매모호함과 홍보 부족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은평구 주민 박모씨(53)는 자신을 적발한 경찰관에게 "일시정지를 했고,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는지도 살핀 후 서행했다. 일시정지의 정확한 기준이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경찰관은 "바퀴가 지면에 붙어 완전히 멈춰야 한다. 이번엔 계도니, 다음부터 잘 지켜달라"고 설명하며 박씨를 보냈다. 단속된 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일하느라 뉴스를 안 보고 살아 몰랐다. 당황스럽고 억울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신호위반으로 단속된 택시기사 곽모씨(68)는 "변경된 규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깜빡했다. 지켜야 한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벌금과 벌점이 너무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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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단속과 함께 홍보·계도 활동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인서연 은평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장은 "지난 3개월간 온·오프라인으로 홍보 캠페인을 꾸준히 했지만 부족했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면서 "내달 18일엔 도로교통공단과의 협업으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자체적인 홍보 활동도 꾸준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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