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침실, 개인 욕실 등 설치한 호화 비행기
현 대통령 “타는 게 수치”라며 매각 지시

예산 낭비 논란이 일었던 멕시코의 초호화 대통령 전용기가 매물로 나온 지 4년 만에 팔렸다. 구입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남동부 베라크루스주 멕시코 박물관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보잉 787-8 드림라이너 기종의 대통령 전용기 ‘TP-01’이 타지키스탄 정부에 매각됐다”고 밝혔다.

매매계약 금액인 9200만달러(1220억원)는 2012년 구입가인 2억1800만달러(2900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해당 전용기는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 재임(2006∼2012년) 당시 예산을 편성해 구입한 것으로, 300석 규모의 항공기를 80명 정원으로 개조하고 전용 침실, 개인 욕실, 샤워 시설 등도 설치했다.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의 내부 [이미지 출처=멕시코 대통령실 제공]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의 내부 [이미지 출처=멕시코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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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8년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멕시코의 실정에 맞지 않는 초호화 사치 자산”이라며 곧바로 매각을 지시했다. 또 전용기가 격납고에 보관되는 동안 유지 및 보수비용이 늘어나자, 2020년 특별 복권을 발행해 비용을 마련하거나 결혼·생일파티용 대여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민간 항공기 이코노미석에 타고 국내·외 출장을 다니고 있다. 이 때문에 전용기를 실제로 사용한 사람은 전임자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2012∼2018년)이 유일하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비행기를 사용하는 건 솔직히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부호로 잘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이런 비행기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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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반토막 난 이유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매일 감가상각되는 와중에 제작일 관련 정보에도 오류가 있는 등 평가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각대금은 멕시코 남부 빈곤 지역의 병원 건립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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