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英 부커상 후보 오른 '고래' 천명관
'인터내셔널 부문' 쇼트리스트 6편에 포함
심사위원회 "이런 소설 없었다…거부할 수 없는 매력"
고교 졸업 후 골프용품 판매, 보험 외판원 등 전전
마흔 살에 소설 처음 써, <프랭크와 나>로 2003년 등단
천명관(59) 작가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천명관의 소설 '고래'(2004)를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편 중 하나로 발표했다. '고래'를 영어로 옮긴 김지영 번역가도 함께 명단에 올랐다.
심사위원회는 '고래'를 호명하며 "이런 소설은 없었다"며 "읽어보길 추천한다. 에너지에 휩쓸린다. 캐릭터는 비현실적이지만 있을법한 이야기다. 착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1964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천명관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0대에 골프용품 판매, 보험 외판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천명관은 2010년 3월 <여성조선>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한 반 58명 중에 58등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성적이 나쁜 학생은 아니었는데, 그 당시에는 심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어, 등수를 본 이후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고 한다.
천 작가는 소설가라는 본업 이외에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도 유명하다. 시나리오 쓰는 일은 군대 시절 친하게 지낸 동기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천 작가의 군 동기는 영화 <파업전야>를 연출한 장동홍 감독이다. 그와 함께 1990년대 '영화인의 거리'인 서울 중구 충무로에서 영화 작업을 시작하며, <총잡이> <북경반점> 같은 작품을 썼다.
소설 <고령화 가족>은 천명관 본인이 직접 각색한 시나리오를 <파이란>을 연출한 송해성 감독이 만들어 2013년 개봉하기도 했다. 천 작가는 이후 2019년 <뜨거운 피>로 영화감독으로도 입봉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여름 개봉 예정이던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 2022년 3월 개봉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던 그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마흔 살 때다. 동생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써 본 단편 소설 <프랭크와 나>로 2003년 등단했고, 2004년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장편 소설 <고래>가 비평가와 대중들로부터 인정 받으며 유명해졌다.
이른바 '고졸 백수'로 살며, 골프가게 점원과 보험외판원으로 일한 20대, 영화감독을 지망했던 30대, 영화판을 떠나 동생의 권유로 쓰게 된 단편과 장편소설이 연달아 공모전에 당선된 인생 스토리는, 문학계는 물론 팬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이에 대해 천 작가는 2013년 4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작가라면 모름지기 러시아 귀족 집안에 태어나서 차르에 쫓겨 망명하고, 실어증 6년 정도는 앓아주고, 내전에 참전해서 집시랑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가 포르투갈 상선을 타고 아프리카를 떠돌고, 뭐 그 정도는 돼야지. 기껏 대학 안 나오고 보험회사 다닌 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나요"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천 작가를 두고 다양한 인생 역정을 거친 '시대의 이야기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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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품이 이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된 것은 네 번째다. 2016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으며 2018년 그의 다른 소설 '흰', 지난해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2019년 황석영의 '해질 무렵'과 지난해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1차 후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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