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못해 국가경제 손실 커"…英총리, 의무교육 확대 추진
애널리스트·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수낵 총리
"반수학적 사고 끝내자" 성인 될 때까지 교육
"숫자는 독서만큼이나 필수적이다. 수학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 지도자나 부자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수학 의무교육 확대' 논쟁에 불을 지폈다. 기존 16세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수학 의무교육을 18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올해 들어 잇달아 제기하면서다.
1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날 런던 북부에서 학생,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수학'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부족한 수학 능력으로 경제에 연간 수백억 달러의 손실이 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반(反)수학적 사고방식을 끝내야 한다”며 17세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도 수학 의무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수학 능력이 없으면 수입이 적다”고 설명했다.
英 성인 800만명, 9세 아동보다 낮은 수학 능력
앞서 수낵 총리는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기존 16세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수학 의무교육을 18세까지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통계가 모든 일을 뒷받침하는 세상에서 미래 직업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분석 기술을 요구할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을 무방비로 세상에 내보내면 아이들이 좌절하고 만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가 비슷한 시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약 800만 명의 영국 성인이 9세 아동의 기대 수준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학 능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약 60%가 16세에도 기초수학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진단됐다.
또 영국 BBC에 따르면 15세 학생들이 치른 시험을 기준으로 영국의 2019년 수학 성취도는 세계 18위 수준이며, 그 연령 이후로는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중등교육 과정인 식스 폼에서는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에이 레벨(A-Level) 시험 준비를 위해 3~4과목을 선택해 공부한다. 여기에 수학은 필수 과목으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때부터 수학을 놓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식스 폼을 거치지 않고 16세까지만 교육을 받은 뒤 사회로 일찍 진출하는 이들도 많아 사실상 17세 이상 영국 학생의 절반가량이 수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현실성 부족' 지적에도 총리 의사 확고…"정치 입문 이유"
다만 야당인 노동당은 “더 많은 교사가 없다면 18세 미만을 위한 수학 정책은 빈 공약에 불과할 뿐”이라며 수학 의무교육 확대 방침에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정부 내에서도 준비 부족을 이유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국국립교육연구재단이 영국의 중고교를 대상으로 2021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수학 교사 부족으로 인해 비전공 교사가 수학 수업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교는 45%에 달했다.
총리의 신념이 확고한 만큼 야당과 정부 내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수학 의무교육 확대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나온다. 영국 정부는 수학자, 교육 전문가 및 기업 대표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수학 의무교육 연령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7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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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낵 총리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취득,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와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하는 등 수학을 활용한 경력이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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