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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코미디 '킬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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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이하늬·공명 출연
'남사용' 이원석 감독 메가폰

'킬링 로맨스'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킬링 로맨스'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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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세가 나체로 거리를 뛰어가던 모습을 기억하는가. 시대를 앞서간 영화 '남자사용설명서'(2013)를 연출한 이원석 감독이 총천연색 개성을 품은 '킬링로맨스'로 돌아왔다. 신박한 전개와 터지는 웃음에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다. 아무 생각 없이 웃게 만드는 유쾌한 매력으로 똘똘 뭉친 영화가 4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할까.


14일 개봉한 '킬링 로맨스'는 한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책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톱스타로 인기를 누리다 발연기로 순식간에 조롱거리로 전락한 여래(이하늬 분)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을 만나 결혼을 한다.

몇 년 후, 여래와 조나단은 한국에 온다. 여래는 뮤지컬 영화 출연 제안을 받고 배우로 복귀할 생각에 설레지만, 조나단은 그런 여래의 활동을 막는다. 조나단에게 여래는 그저 사업 확장을 위한 인형 역할이었을 뿐. 여래는 인격적인 존중도 배우자로서 배려도 없는 조나단의 태도를 더는 참을 수 없다.


그런 여래 앞에 우연히 4수생 범우(공명 분)가 나타난다. 여래의 팬클럽 '여래바래' 3기 회원이었던 범우는 결혼한 여래가 행복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무엇이든 돕겠다고 나선다. 범우는 순수한 마음으로 여래를 위해 돌진한다. 여래와 범우는 조나단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친다.


'킬링 로맨스'는 덮어 놓고 웃기는 영화다. '어른들의 동화'를 표방해 개연성에서 다소 자유롭고, 단순한 구조로 전개된다. 저세상 유머로 똘똘 뭉친 영화는 시종일관 웃기다. 특히 몇몇 장면에서는 큰 웃음이 터진다. 기존 상업영화에서 소비되던 낡은 코미디 공식에서 벗어나, 빠른 호흡과 템포의 기발한 설정이 관객을 웃긴다.

'킬링로맨스'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킬링로맨스'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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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 '짤'(인터넷상에서 사진이나 그림)이 무한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개봉 이후 관객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만한 소재의 유머로 똘똘 뭉친 영화다.


이선균의 코미디 변신도 인상적이다. 최근 영화 '기생충'(2019),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등 다수 작품 속 무거운 얼굴을 벗고 작정하고 관객을 웃긴다. 동굴 목소리도, 남성적인 외모도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 태권도부터 춤과 노래, 콧수염 변신부터 병맛 개그까지 소화하며 빵빵 터뜨린다.


영화를 보고 나면 H.O.T.의 '행복'과 비의 '레이니즘'이 귓가에 맴돌게 된다. 관객에게 마치 주술을 걸듯이 유쾌하게 반복되는 음악은 극의 재미와 여운을 더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킬링로맨스'는 이원석 다운 영화다. 감독의 천재적 발상과 기발한 웃음이 더해져 유니크한 빛을 낸다. 감독은 대중성을 입히려는 고민을 많이 한 모습이다. 일부 장면에서는 대중성을 고려한 선택에 개성이 상쇄돼 아쉽지만, 완성된 영화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타조의 활용도 인상적이다. 자칫 억지스러울 수 있는 동물을 유쾌하게 활용한 이원석 감독의 발상이 흥미롭다.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엔딩마저 개성 있다. 이처럼 기발한 시도를 품은 한국영화를 앞으로도 안방이 아닌 극장에서 많이 보게 되길 바란다. 영화를 완성한 많은 이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러닝타임 107분 20초. 15세 이상 관람가. 4월14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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