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 2013년경 증인이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김만배씨를 소개해줄 무렵, 김씨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과 관련한 성남시 청소용역 계약 문제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입건될 수도 있다고 말했나요?


유동규 : 제가 김씨에게 '어디냐'고 연락했더니 김씨가 '서초동 목욕탕'이라고 했습니다. 목욕탕에서 만나 제가 '뭐가 있냐, 솔직히 말하라'고 했더니, 김씨가 '너네 수원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다. (중략) 청소용역 건으로 이재명을 몰아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제가 '그러면 우린 좀 빼줘야 하지 않느냐. 형이 힘을 좀 써달라'고 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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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정 전 실장의 속행 공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폭로성 증언을 이어갔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지만, 이날은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이번엔 2013년 김씨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통해 이 대표의 수사를 무마해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소용역' 사건은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때 야권연대를 이룬 대가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주축 세력 중 하나인)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이 관연한 사회적기업을 용역업체로 선정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이 기업은 이후 혁명조직(RO)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돼 수원지검에서 수사받았다. 이 대표는 이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맞고소 당했지만, 2015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유 전 본부장은 "(힘써달라는 제 부탁에) '김수남(당시 수원지검장)을 통해 그것을 뺐다'고 김씨로부터 들었다. 우리는 사건 자체에서 빼 거론이 안 되도록"이라며 "이후 이재명과 김수남이 통화를 했다고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장은 "(정 전 실장 혐의의) 구성요건 사실과 너무 거리 있는 사실은 다루지 않기로 했다. 고려해달라"고 말했고, 검사는 "질문 취지는 어쨌든 김씨가 '이재명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서, 이를 정 전 실장과 대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네. (정 전 실장이) 크로스체크를 해봤는데 김씨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사실상 한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은 이재명과 본인을 항상 동일시했다. 자신을 거론하는 것은 이재명을 거론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의 주장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2021년 9월 대장동 비리 의혹 보도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와, 감히 내 이름을 거론하네. 이러면 이재명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는 보고를 받으면 (우선) '진상이랑 협의했느냐'고 했다"며 "정 전 실장은 제게 '(이 대표와 사이가) 시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갈 정도가 돼야 한다. 빨리 너도 그렇게 가까워지도록 노력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저는 소위 말해 '정진상 라인'이었다"며 지역 리모델링 연합회장 등으로 활동한 자신을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에게 추천해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및 경기관광공사 등에서 요직을 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0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 전 실장과 함께 이 대표의 정치자금 10억원을 만들기로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이 대표가) 시장으로 당선되면 제가 개발 사업 등 건설 분야에서 일하기로 했다"며 "그쪽에서 10억원정도 만들자고 얘기가 됐다"고 전했다.


검사가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등 민간업자를 스폰서로 두고 돈을 받아서 정진상, 김용 등에게 전달할 생각이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정 전 실장에게 명절마다 뒷돈 1000만원씩을 건넸다는 증언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설과 추석, 2014년 설 명절 때 성남시청에 있는 정 전 실장 사무실로 찾아가 1000만원씩 3차례 건넸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남욱으로부터 받아서 갖고 있던 돈을 준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그렇게 기억한다"고 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의 유도신문을 지적하며 증인신문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은 "검사의 질문에 유도신문이 많았다. 향후 답변이 왜곡된 부분에 대해 증언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겠다. 이런 일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14일 공판에도 증인으로 나와 정 전 실장의 혐의와 관련된 진술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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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 전 실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 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통주 지분 중 24.5%(공통비 공제 후 428억원)를 나누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 전 본부장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7차례에 걸쳐 2억4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검찰 수사 중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것으로도 보고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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