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원스토어 방해한 구글에 421억 과징금…플랫폼 규제 본격화
공정위, 구글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21억원 부과
구글이 모바일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경쟁 앱마켓(원스토어)의 게임 출시를 막은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했다. ‘게임사 갑질’ 의혹을 받은 구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지 5년 만이다. 공정위는 앱마켓 시장의 독과점 사업자인 구글이 유력 사업자로 등장한 국내 앱마켓 원스토어를 배제하고자 적극적으로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11일 공정위는 구글(구글 엘엘씨, 구글 코리아, 구글 아시아 퍼시픽)의 이같은 행위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로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구글플레이에만 게임 출시해라" 반경쟁적 행위 구글
앱마켓 시장의 압도적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은 모바일 게임사들에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앱마켓 피처링, 해외진출 등을 제공했다. 피처링은 소비자가 구글 플레이를 열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곳(1면)에 게임을 게재해 주는 행위다.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구글의 해외 피처링 등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해왔다. 구글은 게임사들의 이같은 상황을 이용해, 원스토어에 같은 게임을 출시하지 않을 경우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전략을 펼쳤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2016년부터 이같은 ‘독점 출시 조건부 지원 전략’을 전격 수립해 2018년 4월 까지 실행했다. 구체적으로 매출 비중, 원스토어 동시출시 가능성 등에 따라 게임사들의 등급을 나누고 각 등급별로 독점 출시 확보를 위한 대응 전략을 세웠다. 구글이 평가한 매출 비중 상위 4개사에게는 독점 출시 조건으로 해외진출, 공동마케팅, 피처링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했다. 상위 4개사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분류된 게임사들에는 중요도가 높은 게임에 대해 선택적으로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구글은 원스토어 성장을 막으려면 중요 게임이 원스토어에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봤다. 2016년 통신3사와 네이버의 앱마켓을 통합한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의 등장으로 한국 사업 매출에 중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공정위는 구글의 이같은 전략을 구글 내부 문서, 이메일, 직원 업무 메모 등에서 확인했다. 구글 내부 문서에서는 원스토어 배제를 성과목표로 설정하면서 “중요 게임들을 구글 독점 출시로 계속해서 확보할 것”이라는 실행목표 등이 공유됐다. 공정위는 구글의 원스토어 배제 행위가 분명한 목표를 갖고 의도적으로 이행됐다고 판단했다.
"최대한 증거 남기지 않으려던 구글...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인식"
이는 은밀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정위가 확인한 구글코리아 내부 회의록, 내부 회의 관련 메모 내용 등을 보면 구글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를 인식해 최대한 은밀한 방식으로 게임사들에게 독점 출시 조건을 전달했다. 아울러 구글은 회사 내에서도 이같은 행위에 대한 메일을 삭제하도록 요구하거나, 오프라인 논의를 유도하는 등 최대한 관련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구글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결과 앱마켓 시장의 경쟁은 제한됐다. 원스토어는 신규 출시 게임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으며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출범 직후(2016년 6월)부터 소비자에게 선보일 콘텐츠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유료 구매자가 감소했고,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반면 구글플레이의 게임 관련 유료 구매자 수는 약 30% 증가했다.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2016년 80% 수준에서 2018년 90%이상으로 상승해 독점력도 강화됐다. 유성욱 시장감시국장은 “특히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공정위 조사로 인한) 행위 기간이 끝난 이후 반등했다”며 “이를 봐도 이 건의 경쟁제한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구글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위반을 적용하고,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경쟁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해외 진출, 피처링 등을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같은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구글 내부 감시 체계를 구축해 운용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잠정 과징금은 42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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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모바일 앱마켓 시장에서 자신의 독점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앱마켓 시장의 독점화는 연관된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 시장의 경쟁압력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의 일환으로 앱마켓 시장의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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