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불참한 4·3…제주홀대론 불거지는 이유
'첫 보수 대통령 추념식 참석' 기대 꺾여
"정쟁 소재 삼지 말라…尹 정부 의지 봐주길"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불참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제주 홀대론'이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태영호 의원의 '제주 4·3 김일성 지시설' 발언이 논란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추념식에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모두 불참 의사를 밝히자 비판 여론이 달궈지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3일 오전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했고,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것에 대해 적절한지 고민이 있다"며 "올해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당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도 당내 일정을 이유로 추념식에 불참한다. 대신 김병민 최고위원,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추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번 추념식은 보수 정당 출신 대통령의 첫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아왔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는 처음 4·3 위령제에 참석해 공식 사과 및 참배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 2018년, 2020년, 2021년 세 차례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해 제74회 추념식에 보수 정당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생존 희생자와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 있게 어루만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대통령 및 여당 지도부의 불참에 아쉬움을 보였다. 오 지사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근에는 현수막 등 4·3을 폄훼하는 극우단체나 보수정당의 메시지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매우 걱정스럽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윤 대통령께서 오늘 참석하셨으면 이런 문제들이 해소가 됐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이어 "오늘 국민의힘 당대표나 원내대표 또한 참석하지 않고 있는 점은 이러한 부분에 오히려 그쪽에 보수주의적인 자들의 4·3에 대한 접근이 옳다는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근 제주 전역에는 4·3 사건을 폄훼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도민들을 공분케 하고 있다. 오 지사는 이런 왜곡 주장을 촉발한 배경이 태 의원이라고 보고 있다. 오 지사는 "태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촉발했던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 해결 전반에 대한 보수진영의 새로운 공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일가의 사주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해 비판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에선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일정상 문제로 불참한 것일 뿐 '제주 홀대론'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4·3 희생자 명예 회복에 대한 의지 등은 변함없다는 것이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현장을 다 일일이 돌아볼 수 없는데, 한 곳에만 해마다 간다는 것은 사실 무리"라며 "또 다른 역사적인 현장에도 가서 그 현장의 역사성을 다시 조망하고 그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다시 되새기고 하는 그런 노력은 다른 곳에서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이어 "(지난해에) 당선인 신분으로 가셨다면 이번에는 총리께서 대통령을 대신해서 가시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또 대통령께서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다음에 또 가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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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 총리가 윤석열 정부의 뜻과 의지에 대해, 윤 대통령을 대신해 메시지를 낼 것"이라며 "역사에 관한 문제 또 유족의 아픔과 슬픔이 있는 문제를 정치 정쟁의 소재로 활용하는 일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또 "오늘 추념식을 통해서 윤석열 정부가 어떤 뜻과 의지를 가지고 제주 4·3 문제 해결에 대한 내용을 가져가는지가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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