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가 호재될까...트럼프, 4일 법원 출석 후 연설 예고(종합)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법정에 출두한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정치 수사"라는 반발과 함께 정치 후원금이 쏟아지는 가운데 '리얼리티쇼' 출신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지지층 결집 효과를 극대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후 곧바로 플로리다주로 돌아가 공개 연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법정 출두 앞둔 트럼프, 공개연설서 무슨 말 할까
2일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4일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뉴욕지방법원에 출석한 후 같은 날 밤 8시15분부터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설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이번 기소를 "정치적 박해" "마녀사냥"으로 재차 규정하는 한편, 지지자들에게 결집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조작을 위해 사법 시스템을 정치적으로 무기화하는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에 앞서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특정 문제에 대한 발언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러한 법원의 결정마저도 오히려 정치적 박해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로 삼을 가능성도 크다. NBC뉴스는 "말할 수 없는 특정 단어가 있더라도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찾아낼 것"이라며 "검찰과 민주당이 자신의 정치적 움직임을 제한한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판사가 대선 유력 후보자인 그에게 발언 금지 명령을 내리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날 연설에 앞서 뉴욕법원에서는 오후 2시15분께부터 재판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기소인부절차가 진행된다. 여기서 유죄를 부인하면 재판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위해 3일 플로리다에서 뉴욕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타워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날인 4일 오후 법원으로 향하는 일정이다.
공소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 성인물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건넨 입막음 비용과 관련된 혐의로 파악됐다. 그간 검찰이 연방 선거자금법 위반에 대한 수사에 집중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불법 선거자금 수수 등 관련 내용도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BC뉴스, AP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최소 1개 이상의 중범죄를 포함해 약 20~30건의 혐의가 담겼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이날 "기소 내용을 봐야 한다"면서도 "어떤 법에도 해당하지 않기에 기각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또한 "(법원과 검찰) 절차가 고통 없이 품위 있기를(classy) 희망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법원 이동 시 수갑을 차지 않는다. 법원 이동 전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맨해튼 검찰청에서 '머그샷'을 촬영하지만, 이 또한 뉴욕주 법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다.
◆이미 공화당 결집효과…사법리스크 신호탄 분석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를 오히려 정치적 반격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2024년 대선까지 재판을 길게 끌고 가면서 공화당 지지자 결집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법원 출석을 앞둔 시점에서 당일 공개 연설을 예고한 배경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당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러한 맥락의 조언들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는 기소 결정에 반발한 결집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배심의 기소 결정 당일 하루에만 무려 후원금 400만달러(약 52억원)가 모금됐고, 이날까지 총 모금액은 5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첫날 모금액의 25%는 과거 후원 이력이 없는 최초 기부자였다고 캠프측은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지지율 역시 반등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7%로 디샌티스 주지사를 무려 26%포인트 앞섰다고 밝혔다. 야후-유고브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로 디샌티스 주지사(21%),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5%) 등을 훨씬 웃돌았다.
CNN방송은 "지난달 기소가 임박하면서 당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높아졌고, 대부분의 공화당 지지자들은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수사들이 모두 정치적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다수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그리 우려하지 않는다"며 "기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화당 대권 후보로 앞서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반면 이번 기소가 향후 이어질 ‘사법리스크’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도 쏟아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 2021년 1·6 의회 폭동 사태 선동, 조지아주 선거 개입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캠프와 변호인단 내에서도 오히려 이 세 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점점 커지는 사법리스크로 중도층, 무당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화당 소속인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이날 ABC 뉴스에 대선 출마 방침을 밝히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중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한다"고 밝혔다.
◆분열된 美 "민주 88% 기소해야 vs 공화 79% 정치 수사"
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형사기소되면서 미국 내에서는 정치 성향에 따른 분열도 확인되고 있다. 기소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4~5명은 기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 간 입장차가 확연했다.
미 ABC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야 한다고 답했다. ‘기소 돼선 안 된다’는 답변은 32%, ‘모르겠다’는 응답은 23%를 기록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88%가 ‘기소돼야 한다’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자의 65%는 ‘기소 돼선 안 된다’고 답해 정치성향에 따른 입장차가 확연했다. 공화당 지지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7%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답한 반면, 32%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한 찬반과 무관하게 대부분(79%) 이번 사건이 정치 수사라고 답변했다. 무당층의 48%도 이런 견해에 동의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64%가 ‘정치수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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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론조사는 뉴욕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기소를 결정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미 전국 59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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