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안철수 위원장의 괴상한 마스크 논리
마스크 논쟁이 한창이다. 5월이면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이다. 방역당국은 다음 달 초에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26일 "과학적으로 보자면 실외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감염 위험은 낮은 편이지만 문제는 그것이 자칫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됐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염려가 있다"고 했다. 그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가 실내에도 쓰지 않고 그대로 들어가다 보면 실내에선 감염될 우려가 있다"면서 "단순히 실외에서 마스크 해제하는 것만 하면 안 되고, 동시에 건물을 출입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것을 권고 또는 의무화하는 조치들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굳이 하나하나 따져보자. 먼저,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감염 위험이 낮다는 데 동의했다. 안 위원장이 의사이자 과학자이니 당연하다. 이후 발언부터가 문제다. 이미 밥집이든 술집이든 모임인원과 영업시간이 풀렸다. 24시간 언제든 몇 명이든 모여서 밥 먹고 술 마시며 떠들수 있다. 그런데 실외에서 마스크를 쓴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 산책을 할 때나 출퇴근, 통학을 할 때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떠들 때보다 위험할 리가 없다. 그런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는다고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됐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까. 몇 번을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그럴까’라는 반문만 돌아온다.
두번째, 실외에서 마스크를 안 쓰고 있다고 실내에 들어가면 실내에서 감염될 수 있다니 이건 또 어떤 맥락일까. 그럼 실외가 문제가 아니라 실내가 문제란 거 아닌가. 당연히 실외보다 실내가 위험하다. 지금도 그렇고 과거에도 그랬다. 이게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나. 오히려 실내에서 방역을 더 강화하자는 주장 아닌가.
세번째, 건물을 출입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것을 권고 또는 의무화하는 조치가 병행해야 한다는데 이것 역시 실내 마스크 착용 문제다. 이미 한참이나 해온 조치다. 방역당국이 실내 마스크까지 단번에 벗자고 한 적도 없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돼야 실내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수없이 반복해 왔다. 당분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벗기 어렵다는 정도는 웬만한 국민은 안다.
안 위원장의 발언이 빙빙 돈다. 논리적이지 않으니 설득력도 없다. '이유야 어떻든 실외 마스크를 조금 더 있다가 벗으면 좋겠는데’라는 뉘앙스만 읽힌다. 왜 시간이 더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말을 못 한다. 방역에 정치를 갖다 붙이다 보니, 엉뚱하게 국민을 판다. 국민의 의식을 문제 삼는다. 우리 국민은 지난 2년 3개월간 세계 최고의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정부가 어떤 헛발질을 해도 묵묵히 참아냈을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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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다른 사람과 2m 떨어져 있기만 하면 된다. 그렇지만 국민 대부분은 타인과 멀리 떨어져서도 마스크를 쓴다. 이 정도의 방역의식이라면 믿어봐도 되지 않나. 마스크를 하루 빨리 벗어던지도록 묘안을 짜내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꽤나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새 정부도 같은 처지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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