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성희롱' 학생, 징계 불복소송 패소… "'섹시' 단어, 대중문화에서나" [서초동 법썰]
출석정지 10일, 특별교육 20시간, 보호자 특별교육 20시간 등 징계
학생·부모, 학교 상대로 징계 무효소송 제기했다 1심 패소
수업 중인 교사에게 "선생님, 섹시한 거 보여드릴까요?"라고 말하고, 입고 있던 옷을 가슴까지 내린 학생이 학교에서 징계를 받은 데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최근 1심에서 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선생님, 섹시한 거 보여드릴까요?"
지난해 8월31일 오전 8시12분. 중국 내 모 한국국제학교의 한 교실에서 A군이 수업 중이던 B 교사에게 두번이나 이같이 물었다. A군은 이 학교 10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B 교사가 제지하고 수업을 이어갔지만, A군은 입고 있던 점퍼를 가슴까지 내렸다. 안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A군은 복도로 불려나가 B 교사에게 혼이 났다. 교실로 들어가며 문을 세게 닫으려 했다는 이유 등으로 다시 불려 나갔고, 팔짱을 낀 채 추가 지도를 기다리기도 했다.
그해 9월15일 교내 교권보호위원회 심의가 열렸다. A군의 아버지는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가정에서 훈육하겠다"고 위원회에 말했다. 위원회는 한주 뒤 A군에게 출석정지 10일, 특별교육 20시간, 보호자 특별교육 20시간 등 조처를 내렸다.
A군이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부여받은 점수가 15점에 달해 학급교체 처분이 이뤄져야 했지만, 학교 규모 등 사정상 불가능했기에 학교 내에서 학업을 마칠 수 있게끔 그나마 감경한 것이었다. B 교사의 요청에 당초 공개사과 조치도 함께 내려졌지만, 이후 교장은 사과 조치 부분을 철회했다.
A군과 그 부모는 징계 처분을 모두 취소해달라며 법원을 찾았다. 위원회에 참석하기 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전달받지 못해 소명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고, A군에겐 교사를 성희롱할 목적이 없었으며,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는 취지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A군 측은 최근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재판장 김경수 부장판사)는 우선 해당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위원회 참석 전 받은 출석통지서엔 구체적인 사유가 적혔고, 실제 회의에서 논의 기회를 부여받았단 것이다. A군이 직접 쓴 사실확인서에서도 "(선생님이) 나를 혼내시고 두번째 경고라 말씀하셨다"거나 "억울해 문을 닫는 데 힘이 들어갔다. 세게 닫으면 문제가 될 것을 알기에 문을 바로잡고 교실로 들어갔다"는 내용 등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또한 "'섹시'란 단어가 대중매체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고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취사선택할 수 있는 대중문화 영역에서나 가능한 부분"이라며 "A군의 행위 등은 당시 상황, 목격 구성원들의 반응, 당사자들의 관계를 고려할 때 부적절한 성적 언동"이라고 지적했다. "B 교사가 A군을 상당 기간 가르친 선생님이란 이유만으로 이를 감내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 "성희롱의 성립은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지금부터 주가 2배 이상 뛴다" 데이터센터 지을때...
그러면서 "CCTV 영상에 따르면, 양측의 신장 차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B 교사의 키는 A군의 어깨선 정도에 불과하고, A군은 우월한 체격조건에서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응시하다가 교실 뒷문을 힘줘 열고 들어가 버렸다"며 "교육공무원법 관련 고시상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