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동성 군인 합의된 성관계 처벌 불가"
장혜영, '군형법 92조6' 삭제 개정안 대표발의
"입법부도 응답해 군인 평등권과 존엄, 행복추구권 보장해야"

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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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사적 공간에서 합의에 따라 이뤄진 동성 군인 간 성관계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존 판례를 뒤집는 결과로 군대 밖에서 합의에 따른 성관계가 단순히 군 기강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맞춰 국회에서 동성 간 합의된 성행위까지 형사처벌할 수 있는 군형법 제92조의6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발의 되면서 해당 조항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군형법 제92조의6을 폐지하는 개정안을 전날 대표발의했다.

앞서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대법관 8명의 다수의견으로 군형법 92조6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직업군인 A씨와 B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돌려보냈다. 이들은 2016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부대 밖에 있는 독신자 숙소 등에서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형법 제92조의6항에 따라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으로 기소된 군인은 2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대법관 다수는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두 가지 보호 법익 중 어떤 것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까지 현행 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군인이란 이유만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 등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군형법 92조6은 오랜 기간 동안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면서 부당한 차별을 야기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안으로 여겨졌다. 장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로부터 군인들을 지켜야 할 군이 오히려 성적 지향을 이유로 제복을 입은 시민을 노골적으로 차별하고 폭력을 가해왔다"라며 "이제 입법부도 응답해 군인의 평등권과 존엄 그리고 행복 추구권이 차별 받지 않고 지켜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장 의원은 "군형법 92조의 6은 미국의 '소도미 법'을 참고해 만들어진 조항이나 정작 미국에서는 2003년 미국연방 대법원의 위헌 결정 이후 폐지된 법"이라며 "동성애를 비범죄화하는 국제인권법의 추세에 따라 2012년 유엔 국가별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도, 2015년 11월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에서도 제92조의6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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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의된 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민정·권인숙·박주민·이상민 의원과 강은미·심상정·배진교·류호정·이은주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함께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명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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