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12년간 343번 성폭행한 새아빠…잇단 친족 간 성범죄 '공분'
12년간 의붓딸 300차례 넘게 성폭행한 의붓아빠…항소심도 '징역 25년'
매해 이어지는 친족 간 성범죄…피해자 일부 어린 시절부터 고통받아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최근 의붓딸을 9세 때부터 12년간 300여 차례 성폭행한 50대 의붓아빠가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친족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친족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 대부분이 미성년일 때부터 성범죄에 노출돼 자신이 성폭력을 당했는지 인식하기 어렵고, 가족 내에서도 범죄를 은폐하기 쉬워 성범죄 신고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고법 전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2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아동 및 장애인 관련 기관의 취업제한, 신상 정보공개·고지를 명령했다.
A씨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약 12년 동안 모두 343차례 걸쳐 의붓딸 B씨를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임신과 낙태를 두 차례나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악행은 2002년부터 피해자 B씨의 어머니인 C씨와 살게 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B씨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폭력을 일삼았고,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내 요구를 거부하면 가족 모두를 죽이겠다. 여동생을 성폭행하겠다'고 협박해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 A씨가 처음 범행한 2009년 B씨는 아홉살에 불과했다.
이러한 범행으로 B씨는 14세 때 첫 임신을 했고,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임신과 낙태를 반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B씨에게 "너는 내 아이를 임신했으니 내 아내다. 내 아내처럼 행동해라"고 협박하고,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보복이 두려워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던 B씨가 성인이 된 후 지인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10대 의붓딸을 수년간 성폭행하고 자신의 조카 또한 성추행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2020년부터 자신의 초등학생 의붓딸을 자신의 자택에서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친족 간 성폭력 범죄는 매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친족 관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 접수 및 처분 현황' 자료를 보면 검찰이 접수한 친족 대상 성폭력 범죄자는 ▲2015년 520명 ▲2016년 500명 ▲2017년 535명 ▲2018년 578명 ▲2019년 525명이다.
또 여성가족부 '2020년도 성폭력 피해 상담소·보호시설 등 지원실적 보고'에 따르면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유형이 친족·친인척·배우자인 경우는 14.5%로 직장 관계자(16.2%) 다음으로 많았다.
문제는 친족 간 성범죄는 피해자가 어린 시절부터 지속해서 피해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한 공간에서 밀착해 생활하다 보니 감시를 당하기 쉽고, 또 피해자가 사회적·경제적으로 가해자에게 종속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고도 쉽지 않다.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은 4촌 이내 친족이 폭행·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 경우 공소시효는 범죄 행위가 종료된 시점부터 최장 10년이다. 다만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성년인 만 19세가 될 때까지 공소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
관련해 친족 성폭력 피해자 절반 가까이가 어린 시절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내놓은 '2021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 및 동향분석'을 보면 친족 성폭력 상담 비율은 2018년 5.4%(64건)에서 지난해 14.2%(76건)로 상승했다.
친족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인 경우가 73건(96.1%)이었으며, 피해를 본 시기는 8∼13세(36건·47.4%)에 절반가량이 몰렸다. 또 친족 성폭력 상담 전체 건수 중 57.9%(44건)가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고, 공소시효가 유효한 것은 32.9%, 알 수 없는 경우는 9.2%였다.
상황이 이렇자 가족 간 성범죄의 공소시효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친족관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폐지를 골자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친족 성폭력 피해자는 오랜 기간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가해자가 사망하더라도 그 고통과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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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친족 성폭력 피해자가 성인이 되거나 경제적으로 독립해 가해자를 신고하려 할 때 공소시효를 배제,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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