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검찰 내부망…'검사동일체 원칙' 부활 평가도
검수완박 비판글 100개 넘어
'자가진단 테스트'까지 등장
아들에게 부작용 설명 글도
친정부·반정부 막론 반대입장
내부 반발여론 상당하다는 증거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현실화의 분수령이 될 12일. 검찰 내부 여론이 더욱 들끓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검수완박을 직·간접으로 비판하는 글과 댓글 등 게시물이 100개를 넘었다.
모두 기명으로 썼다. 정책 비판을 이유로 인사 보복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알고도 직을 내걸고 던진 검사들의 아우성이다.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근거를 들며 논리정연하게 쓴 단순 비판글이 대부분인 가운데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연상케 하는 ‘검수완박 자가진단 테스트’까지 등장했다. 김치훈 광주지검 검사는 10개 문항을 만들어 올리며 "국민 여러분께서 검수완박을 찬성하는 것인지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실 수 있도록 문항을 만들어 봤다"고 설명을 달았다. 정경진 수원지검 인권보호부장은 "아빠! 검수완박이 되면 어떻게 돼요?"라는 제목으로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아들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이프로스가 뜨거워진 건 2년 만이다. 2020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이후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거대한 사기극이라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한 김웅 당시 검사(현 국민의힘 의원)의 글에 댓글이 500개 달렸다. 같은 해 11~12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現대통령 당선인)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을 때 120개가 넘는 글이 올려진 이후 처음이다.
법조계는 이프로스를 검찰 여론의 척도로 여긴다. 그런 면에서 최근 뜨거워진 이프로스는 곧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검찰 내부 여론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親)정부, 반(反)정부로 나뉜 진영을 막론하고 모든 검사들이 검수완박에 반대 입장을 내놔, 시들했던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다시금 살아났다는 평가도 있다. 오후 2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의원 총회를 열어 검수완박 법안을 논의하기 직전까지 검사들은 계속해서 다양한 경로와 방식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들은 대부분 검수완박이 이뤄지면 검찰이 사실상 기소만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개조되고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맡게 됐을 때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한다. 경찰이 아무리 수사를 잘해도 한계 또는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이 때 법을 잘 아는 검찰이 보완수사 등 지원을 해줄 수 있어야 국민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요지다. 검찰 조직의 기능 마비, 경찰 조직의 비대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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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검사장회의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냈던 고위직들은 ‘국민’을 부각시기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아침 출근길에서 "현명한 결정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간절한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김후곤 대구지검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몇 가지 무리한 수사 때문에 검찰의 수사기능 전체를 박탈한다는 건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면서 "검사가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도, 스스로 증거수집도 못하게 되면 곧 국민의 고통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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