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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200만 달러 짜리가 그렇게 무서워?…드론의 모든 것[과학을읽다]

최종수정 2022.04.12 15:31 기사입력 2022.04.12 15:30

우크라 저항 '수훈갑'에서 미래 수송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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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군이 두 달 가까이 ‘뜻밖의’ 선전을 하고 있다. 그 배경 중 하나로 드론이 꼽힌다. 우크라이나가 터키에서 수입한 드론 ‘바이락탈 TB2’는 고작 200만달러짜리다. 미군이 자랑하는 세계 최강·최첨단 드론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요격·탐지가 어려운 데다 자체 무장과 자살 공격, 폭격 유도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전쟁에서도 탱크 등 주요 장비들을 무력화시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예봉을 둔하게 만드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동영상을 찍어 전공을 자랑하고 러시아 군의 ‘만행’을 폭로하는 등 심리전에서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도 드론을 운용해 저항 중인 우크라이나 지상군을 공격하는 등 맞상대에 나서고 있다. ‘장난감’인 줄만 알았던 드론은 이처럼 이미 현대전에서 중요 무기로 떠올랐고, 앞으론 계속 더 비중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생활 속에서도 택배·에어택시(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으로 곧 상용화된다. 배터리·소재·교통관제 등 핵심 기술들의 진전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본격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드론의 일상화는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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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수송체 ‘드론’

조종자가 탑승하지 않은 채 외부 원격 조종 혹은 스스로 인공지능(AI)으로 조종하는 비행체를 말한다. 무인항공기, 무인기와 동의어다. 최근에는 자동비행, 자율비행이 적용된 무인항공기를 드론으로 부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무인비행체는 고정익형, 회전익형, 혼합형으로 분류한다. 프로펠러가 옆에 달렸으면 고정익형, 위에 달렸으면 회전익형이다. 드론 활용으로 가장 흔히 거론되는 게 택배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아파트나 고층 빌딩이 많아 도심의 드론 택배는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비행 관제도 어렵고 무엇보다 드론이 자신의 현재 위치와 배달할 곳의 위치 정보를 매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을 구축해 센티미터급의 위치·시각 정보를 제공하려는 것도 드론·자율주행차와 같은 무인 이동체 기술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드론 택배는 도심보다는 섬이나 오지 등이 적합하다. 10~50㎏의 무게를 30분~1시간 만에 배달할 수 있는 화물 드론은 현재 택배시장에서도 소외된 오지·섬 지역에 맞춤형 당일 배달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반면 UAM은 한국이 더 유리하다. 고층 빌딩 옥상 같은 곳은 승객들이 오가기 쉽고, 복잡한 비행 궤도도 3D 디지털 맵을 이용한 정밀 비행 기술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드론 발달 어디까지?

갈수록 지능화·초소형화되는 한편 중급 군사용 드론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또 인공지능 기반 무인공격기·전투기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고, 불법 드론들의 고도화, UAM 등 공중 E-모빌리티들도 부상하고 있다.㎜

미군이 올해 실전배치할 계획인 초소형 드론 '블랙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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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드론, 마이크로 드론은 지능화·초소형화의 사례다. 미 육군은 최근 블랙 호넷이라는 나노 드론을 도입했다. 100g 이하의 초경량으로 5㎞ 이내에서 통신이 가능하고 카메라·인공지능 기반의 자율항법 장치 등이 부착돼 실내에서 비행할 수 있어 첩보·정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영국 육군도 벌레 크기의 ‘드래곤 플라이 드론’을 개발 중이다. 또 미 육군은 단거리 정찰을 위해 무게 1㎏ 이하의 쿼드콥터 형태 마이크로 드론을 ‘X2D’를 단거리 정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형 드론을 전쟁에서 활용하는 사례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진즉부터 올란-10이라는 무인 드론으로 표적을 찾아 낸 후 폭격하고 대박격포 레이더 재밍·심리전용으로 활용했다. 2019년 예멘 반군이 자폭 드론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을 폭격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 끝난 리비아 내전 당시 리비아통합정부(GNA)와 리비아국민군(LNA)이 각각 터키제-중국제 드론을 활용해 대격전을 펼친 것은 현대전에서 드론의 활용도를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무려 1000여회의 공중 폭격이 양측의 드론에 의해 실시됐다. 2019년 트리폴리 공방에서 GNA 측이 터키제 TB2 드론을 다른 무기 체계와 함께 잘 활용해 반격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과정에서 터키제 TB2 드론이 명성을 떨쳤다. 200만~500만달러에 불과한 가격이지만 대전차 공격용 미사일 등을 탑재한 채 최고 시속 200㎞ 속도로 최대 6000㎞를 24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어 ‘가성비’에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TB2 드론은 2020년 발생한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간 전쟁에서도 아제르바이잔 측이 사용해 탱크 114대, 장갑차 43대, 발칸포 차량 141대, 샘 대공포·레이더 차량 42대, 군용 차량 249대, 참호 및 군용 창고 44곳을 폭격해 파괴하는 놀라운 전과를 올려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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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전투기를 보완할 드론 공격기·전투기 개발도 활발하다. 미 공군은 ‘스카이보그’라는 프로젝트로 고성능 유인 전투기에 앞서 적의 방공망을 파괴하고 집단 공중전을 펼쳐 적기를 격추할 목적으로 AI로 조종하는 무인 공격기·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크라토스사의 발키리, 보잉사의 로열윙맨, 제너럴아토믹스사의 어벤저 등이 후보 기종이다. 한국 공군도 최근 차세대 프로젝트로 무인 공격기 개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드론이 위험한 것은 소형 군집 고속 운용이 가능해지면서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소형 드론을 AI로 군집 운용할 경우 현존하는 대공 무기나 안티 드론 장비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원전, 정유시설, 군사보안시설 등에 치명적 공격을 가할 수 있다. 대형 수송기를 동원해 다수의 드론을 살포하면 막을 수도 없다. 0.5m~1㎞ 내 저고도로 시속 200㎞로 빠르게 침투하는 3~5m 크기의 소형 드론은 현실적으로 포착·궤멸이 불가능하다. 레이더·열화상·영상 장비를 통해 탐지해 재밍을 거는 전자전 방식과 해킹·조종권 탈취 등의 대응 방안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만능 해결 방법이 없다. 최근엔 미국·이스라엘 등에서 고출력 지향성 에너지 무기, 즉 레이저를 발사해 드론을 빠르게 격추하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드론 격추가 가능한 3㎾급 고출력 레이저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11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시연 행사’에서 볼로콥터가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은 도심 내 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 등을 이용해 승객이나 화물 운송 등을 목적으로 타 교통수단과 연계되어 운용되는 새로운 항공교통체계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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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은 항공 교통 분야에서도 적극 활용이 모색되고 있다. 이미 도심형 에어택시는 에어버스가 2016년 브라질 상파울로, 멕시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헬리콥터를 이용해 실시하면서 인기를 끌어 상업성이 입증된 바 있다. 드론은 전기모터·배터리를 사용해 환경 오염이나 소음이 훨씬 적고, 자율비행이 가능하며 기체 가격이 싸다. 안전도도 자동차 수준으로 헬리콥터에 비해선 대폭 강화됐다. 이에 따라 4~6인승 드론 택시를 개발해 도심 또는 도심~공항 간 운행을 상업화하려는 노력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유럽의 볼로콥터·에어버스, 중국의 이항, 미국의 조비(Joby) 등이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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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현황

드론의 세계 시장은 연평균 20%씩 성장해 2020년 기준 149억달러에서 2030년엔 910억달러로 6배 이상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주로 전투용(약 80억달러) 드론이 시장의 54%를 차지하고 있지만, 2030년엔 상업용(290억달러·32%), 물류(330억달러·36%)가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 승객 수송용도 20억달러(2%)로 토대를 잡을 전망이다. 현재 드론의 세계 시장은 방산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민수용은 중국(DJI·76%)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터키가 최근 저가용 제품인 TB2 드론으로 방산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중 민수용 드론은 AI 데이터 처리기술, 첨단센서기술 등과 융합해 농업·수산업·인프라관리 등에서 생산성 향상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2018년 호주가 5만달러짜리 농업드론을 활용해 10%의 산출량·45만달러의 매출액 증가 효과를 본 것이 대표적 사례다. 국방·안보 측면에서도 전술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민수용 드론을 이용한 불법 행위·국가핵심 데이터 해외유출에 대응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미 의회는 중국 드론업체 DJI사의 클라우드 네트워크 기반 드론운용플랫폼이 미군의 드론운용정보와 국가지형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운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드론 기술과 산업은 아직 초기 수준이다. 국내 무인기 산업은 2019년 현재 매출액 8118억원, 고용인원 7004명 수준에 그친다. 그나마 2015년 이후 크게 늘어난 게 그 정도다. 다만 최근 들어 국방, 치안, 소방, 농업 분야에서 국산 드론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기술 개발이 확산되면서 활성화되고 있다. 문제는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이 38%(2020년 기준)에 그쳐 해외 의존이 과다한 데다 사고·추락 시 원인 규명이 어렵고, 기상 악화 시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강왕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인이동체개발사업단장은 "핵심부품에 대한 해외의존을 조속히 해소하고 미래 신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체계적 준비가 시급하다"면서 "차세대 드론 부품 개발, UAM 도입을 위한 민관 협업 체계 구축, 중대형 수소 연료전지 등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핵심 기술 과제 산적

드론 상용화를 위해선 우선 고효율 배터리가 필수다. 현재 배터리 기술로 UAM은 20~30분 이상의 비행이 불가능하다.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개선된 배터리가 필요하며 리튬-금속, 리튬-황, 전고체 배터리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기존 배터리 외에 수소연료전지도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모비스, 두산 DMI, 한화 등에서 수소 연료 전지를 개발 중이다. 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드론들은 두산DMI, 현대차, LIG넥스원, 항우연 등에서 개발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소형 드론에 적용할 경우에는 효용성이 높지 않지만 150㎏ 이상의 총중량을 가지는 배달드론이나 UAM에 적절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선 중량과 성능, 신뢰성 등의 향상이 필요하다. 또 AI를 이용한 자율비행기술도 필수다.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자동비행은 이미 실용화 수준에 가까워졌다. 최근에는 영상 카메라로 지형과 사물을 인식해서 충돌을 회피하고, 목적지까지 드론이 자동으로 비행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관제 기술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이 국내에 적용할 통합관제기술(UTM·UAV Traffic Management)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3D 맵을 이용한 정밀관제를 통해 사고 위험을 최대한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 강 단장은 "드론은 이미 드라마 촬영, 지도 제작, 측량, 농약 살포 등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대미는 아마도 UAM과 화물드론이 장식할 것"이라며 "앞으로 20여년 후에는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에 사람과 화물이 드론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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