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온상 헬스피·헬스닥, 상폐 몸살…이유 있는 코리아디스카운트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연초 국내 증시 역사 사상 최대 규모(2215억원)의 횡령 사건(오스템임플란트) 이 발생한 지 44일 만에 또 횡령 사건(계양전기)이 터졌다. 주식 시장이 연초부터 횡령과 배임 등의 리스크로 몸살을 앓으면서 시장의 신뢰도가 훼손돼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는 상장폐지에 대한 두려움 이어져 결국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촉발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등의 각종 악재에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하락률이 가장 높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장기업 중 상장폐지 심사대에 오른 기업은 40여 곳으로 집계된다. 이날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된다. 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재무팀 직원이 자기자본(1926억원)의 12.7%에 달하는 24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돼 16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계양전기의 경우 다음달 10일경 대상 여부가 결정된다.
이외 경남제약헬스케어, 스킨앤스킨, 참존글로벌, 휴온스글로벌 등이 심사대에 올라와 있다. 대부분 횡령·배임과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리면서 거래 정지를 당한 상황이다. 경남제약헬스케어는 지난해 4월 경영진이 13억6000만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에 연루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스킨앤스킨도 주요 경영진이 15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장폐지 운명에 놓였다 . 바른전자는 2018년 이전 경영진의 주가조작과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수년째 거래 정지 신세다.
내부회계 감사가 의무화된 2019년을 기점으로 횡령·배임 사건의 발생 빈도는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여전히 상장사의 허술한 내부회계 시스템 및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이 도마위에 올랐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내부회계 감사가 의무화된 2019년을 기점으로 횡령·배임 사건의 발생 빈도는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2019년 93건에서 2020년 79건으로 15.1% 감소했고, 2021년에는 55건으로 30.4% 줄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 수준 상향이 내부통제 수준을 높여 부정을 예방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보다는 좀 더 철저하고 보완이 이뤄져야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 위반 동기를 원천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사후 규제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횡령·배임죄의 형량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위반 동기를 원천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무력화되는 경우 감독책임을 무겁게 적용해 책임자가 확고한 의지를 가질 유인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횡령·배임죄에 대한 기본 형량 기준은 5~8년에 불과해 회사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주가 폭락, 주주피해 등에 대한 합리적인 형량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고질적인 불공정 행위도 한 몫했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불공정 행위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도 요구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증시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엄격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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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5년간(2017~2021년) 상장폐지 기업은 152사로 집계됐으며, 이중 결산 관련 상장폐지 기업이 45사(29.6%)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산 관련 상장폐지 사유 중에는 '감사의견 비적정'이 39사(86.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사업보고서 미제출'이 4사(8.9%)로 그 다음이었다. 거래소는 "감사보고서 제출관련 외부감사인 등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속한 공시유도 및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에 대한 적시 시장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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