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취준생 눈물
졸업 미룬 채 알바로 버텨
자격증 준비 병행 금전 부담
기회 부족·불안감 가장 압박
"합격만 되면 무엇이든 한다"

올해 상반기 기업 공채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취업준비생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일자리 부족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취업 과정 전반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에 대한 보호가 필요할 때다. 전문가들은 채용절차법 개정 등을 통해 취업준비생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시아경제는 3회에 걸쳐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을 짚어보고 청년 일자리 정책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21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제16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1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제16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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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오규민 기자] 한양대학교에서 응용미술교육과를 전공한 신모씨(26)는 졸업을 앞뒀지만 졸업식 일정도 모르고 있었다. 서빙 아르바이트 등 여러 일을 하고 있어 졸업을 미뤘기 때문이다. 신씨는 이 일들이 자신의 목표가 아니라고 했다. 그에게도 ‘미술선생님’이라는 꿈이 있었다. 꿈을 위해 대학원 진학 등을 고민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생활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신씨는 "선생님은 포기한 지 오래됐다"며 "당장 먹고 사는 게 중요해서 꿈은 나에게 사치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준비생들이 꿈을 잃고 있다. 매달 정부가 "취업자수가 증가했다",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다른 세상 얘기다. 이들은 생계와 취업 준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원래 목표를 포기하고 회사 규모나 복지에 상관없이 되는대로 취업하려는 이들도 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이 실시한 ‘청년 구직자 취업 인식조사’를 봄ㄴ, 취업준비생들은 구직 활동 시 느끼는 어려움으로 ‘인턴십, 실무경험 등 기회부족(23.8%)’과 ‘취업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23.4%)’을 1, 2위로 꼽았다. 취업 준비 비용 등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취업준비생도 전체 응답자 중 1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들은 공공기관(36.8%)과 대기업(17.2%)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면서도 ‘취업만 된다면 어디든 상관 없다’는 의견도 16.2%로 중견기업 취업 희망(14.6%)보다 앞섰다. 또 희망 기업에 취업이 어려울 때는 응답자 절반 정도(47,4%)가 ‘눈높이를 낮춰 하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들은 기업 공채와 자격증 준비를 병행하면서 금전적인 부담도 느끼고 있다. 공인노무사가 되기 위해 3년 동안 공부하고 있는 이모씨(28)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 살면서 월세, 생활비, 학원비 등을 전적으로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 꼼장어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무사 자격증 공부와 기업 공채를 병행하고 있다. 이씨는 "아르바이트와 코로나19 때문에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턴 경험을 쌓지도 못했다"며 "나이도 차고 준비 기간이 길어져 합격에 대한 압박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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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만 아니라면 조건을 보지 않겠다는 취업준비생들도 즐비하다. 졸업 후 2년 동안 취업 준비 중인 이모씨(29)는 취업을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생각에 호주 워킹홀리데이 등을 경험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여기는 이씨는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원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이씨는 "꿈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이제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합격시켜 주는 곳 어디든 가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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