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견주에 의해 학대당하는 강아지 포착
경기 안산서도 혹한 추위 꽁꽁 언 강 위에 유기된 강아지 발견
견주 "자식같은 개…화나서 그런 것, 이게 무슨 학대냐"

견주들이 강아지 훈육을 이유로 물리적인 위협을 가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좌), 인스타그램 '도로시지켜줄개' 화면 캡처(우)

견주들이 강아지 훈육을 이유로 물리적인 위협을 가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좌), 인스타그램 '도로시지켜줄개' 화면 캡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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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키우던 강아지가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로 폭행을 가하거나 혹한에 방치하는 등 훈육을 이유로 동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는 동물 보호 관련 법적제도를 강화해 동물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이 빨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9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 근처 한 골목에서 80대 남성 A씨가 목줄을 맨 말티즈종 강아지를 요요처럼 공중에서 빙빙 돌리거나 손으로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이날 "학대범을 찾는다"며 이 같은 상황을 포착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케어 측은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라면서 "학대자의 신원은 아직 모르지만 수사가 시작되도록 이 학대범을 동물보호법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 근처 한 골목에서 견주에게 학대당한 이후 동물권단체 케어에 의해 구조된 말티즈종 강아지./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

서울 은평구 연신내 근처 한 골목에서 견주에게 학대당한 이후 동물권단체 케어에 의해 구조된 말티즈종 강아지./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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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10일) 케어 활동가들은 같은 장소에서 산책 중이었던 견주 A씨와 강아지를 찾았다. A씨는 "혼 좀 내고 있는데 이게 학대냐"며 "나도 개 예뻐한다"고 활동가들에게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어 측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학대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고 반성은커녕 폭행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개가 없으면 죽어버리겠다는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며 "자식같은 개다, 화나 나서 그랬다, 미워서 그랬다. 때린 적은 없다, 그것이 무슨 학대냐. 개 먹는 사람들은 그럼 사형감이냐는 말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어 측은 A씨를 끈질기게 설득해 개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아낸 뒤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경기 안산 단원구 한 강에서 유기된 채 발견됐던 진도 믹스견이 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에 의해 구조됐다./사진=도로시지켜줄개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일 경기 안산 단원구 한 강에서 유기된 채 발견됐던 진도 믹스견이 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에 의해 구조됐다./사진=도로시지켜줄개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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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인 1일 경기 안산 단원구 탄도호 주변에서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후 2개월 된 진도 믹스견이 빙판 한복판에서 돌에 묶여 유기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50대 남성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강아지가 말썽을 피워서 혼내주기 위해 묶어놨을 뿐 유기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새끼 강아지를 구조한 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 측은 혹한에 강 위에 앙아지를 돌에 묶어둔 것도 문제지만 강이 녹아 돌이 떨어지면 강아지가 익사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견주들이 강아지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민 공분도 커지고 있다. 반려견 1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동물을 학대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동물이 말을 못해서 그렇지 사람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고통도 느낀다"며 "강아지가 말을 안 들어서 고집을 꺾겠다는 이유를 대면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아지는 물건이 아니라 생명이다. 이제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견이라고 부르는 만큼 생명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동물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동물학대에 대한 강한 법적 처벌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이제 아동 처벌이 금지되는 됐는데도 계속 아동학대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동물학대도 마찬가지"라며 "동물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을 개선을 나가기 위해서는 해도 되는 행위, 그렇지 않은 행위가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하고 그와 관련된 법적 제도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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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 대표는 "현행법상 동물의 신체에 고통을 주는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은 있지만 그 적용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해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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