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기자' 이어 또 입막는 中?…시안 봉쇄 폭로글 돌연 삭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도시 전체가 봉쇄된 중국 북서부 산시성 시안에서 방호복을 입은 자원봉사자가 출입이 봉쇄된 암병원의 간호사에게 음식물을 건네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봉쇄된 중국 시안의 실상을 담은 폭로글이 돌연 삭제됐다.
9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중국 유력 언론 매체 탐사보도 기자 출신 장쉐가 자신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서 쓴 '장안(시안의 옛 이름)10일' 원문이 전날부터 차단됐다.
장안10일은 지난해 말부터 봉쇄된 인구 1천300만의 중국의 대도시 시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당국이 아닌 시민의 시선에서 전한 글이다. 이 글에는 도시 전체 봉쇄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시안 시민들의 모습이 상세히 담겼다.
장안10일은 공개된 후 중국 안팎에서 제2의 '우한일기'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장쉐의 계정에 올라온 이 글을 누르면 '공개 계정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법규에 따라 관련 내용을 보여줄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위챗 관리 규정에는 "공식 계정 이용자는 돌발 사건을 이용해 극단적 정서를 선동하거나 (정부·사회) 조직기구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고 사회의 조화와 안정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위챗 공식 계정 서비스에서 장쉐의 계정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아울러 위챗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퍼진 장안10일 관련 글도 대부분 삭제됐다. 이 글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의 글도 삭제됐다.
다만 장안10일을 비난하는 취지의 글들은 남아 있다.
장안10일 삭제와 관련해 일부 중국인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서 "모든 작은 인물들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고 우리는 모두 작은 인물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장안10일이 없다면 누가 작은 인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려 하겠는가"라고도 했다.
한편 앞서 지난 2020년 초 중국 우한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전 세계에 전했던 시민기자가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당시 현지 변호사 출신 중국 시민기자 천추스는 우한 현지에서 병원을 돌며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그는 영상을 통해 병동의 열악한 상황을 보여주고, 병원 장례식장에 잠복해 실제 사망자 수가 중국의 공식 발표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 마스크는 물론 모든 의료물자가 부족하다"고 말하며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추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끊기고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후 그의 가족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그가 격리됐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전했다. 이렇게 행방이 묘연했던 그의 소식이 언론에 다시 전해진 것은 지난해 4월이었다.
당시 홍콩 명보는 당국에 구금됐던 천추스가 석방돼 1년 만에 가족에게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이후 천추스는 같은 해 11월 실종 약 600일 만에 친구이자 이종격투기 선수인 쉬샤오동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영상에서 천추스는 "지난 1년 8개월 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며 "어떤 것은 말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이해할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우한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실태를 보도했던 시민기자가 감옥에 구금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 2020년 2월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취재해 보도한 현지 변호사 출신의 시민기자 장잔은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도시를 봉쇄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상하이 푸동신구 인민 법원은 장잔에게 공중소란 혐의를 들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장잔은 임의 구금과 법원 판결에 항의하며 교도소 안에서 단식 투쟁을 벌여왔다.
이와 관련해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장잔을 즉시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장잔이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있다"며 "그녀가 단식 투쟁을 끝내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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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애초에 감옥에 갇히지 말았어야 할 장잔은 이제 감옥에서 죽을 위기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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