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 송현동 건립 최종 확정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2만3000점의 기증품을 보관할 '이건희 기증관'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로 최종 확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 위원회'가 지난 7월부터 용산과 송현동 부지 두곳을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로 검토해온 결과 송현동을 최종 건립지로 심의·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송현동 부지는 종로구 48-9 일대 3만7141.6㎡ 규모다. 이 중 9787㎡가 기증관 건립에 사용된다. 나머지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기증관의 건축 연면적은 3만㎡로 계획됐다. 이달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제설계 공모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설계와 공사를 거쳐 2027년 완공·개관 예정이다.
송현동 부지가 기증관 건립의 최적의 입지로 꼽힌 것은 주변 문화시설 인프라가 풍부하고 지리적 접근성이 용이해서다. 송현동 땅 도보 10분 거리 내에는 20여개의 박물관·미술관이 밀집해 있다.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등 문화·관광 기반시설이 발달해 국내외 방문객 유입 효과도 클 것으로 예측됐다. 또 기증관 인근 부지가 도심의 녹지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공원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고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 및 고도지구로 관리되고 있어 조망이 우수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송현동 부지는 전문가 그룹 설문으로 진행된 계층화 분석(Analytic Hierarchy Process)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소성', '문화예술 연계성', '접근성', '부지 활용성', '경관 및 조망성' 등 6개 항목 순으로 가중치를 부여해 평가한 결과 용산 부지보다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용산 부지는 공원지구로 지정돼 있어 건폐율(20%)과 용적률(50%)이 낮아 가용 건축면적이 작고 원활한 진입을 위해서는 진입로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송현동 부지는 건폐율 60%에 용적률은 150%다.
다만 송현동 부지의 소유권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서울시가 소유권 이전 절차를 밟고있다. 이 땅은 과거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다가 1997년 삼성생명에 매각됐다. 2008년 대한항공이 이 부지를 매입해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했지만 규제에 막혀 성사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3자 협의를 맺어 송현동 부지와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맞교환하기로 했다.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의 소유권이 완전 이전되면 기증관 건립 부지는 문체부가 국유재산을 제공하고 맞교환하는 형태로 가져간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기증관 부지와 인근 공원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시 협의를 통해 합리적 계획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향후 별도의 준비단을 구성해 기증관 건립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오는 10일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번 건립부지 선정과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은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여정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그동안 지방에서도 기증관 건립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준 만큼 경상권·호남권·충청권 등 권역별로 문화시설 거점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과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박물관·미술관 협력체계(네트워크 뮤지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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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현동은 경복궁·광화문 광장·서울공예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세종문화회관과 북촌·인사동이 인접해 있어 기증관 건립의 최적지"라며 "기증관 건립을 통해 광화문 일대가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벨트로 발전하고 서울이 세계 5대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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