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랜덤하우스·사이먼앤드슈스터 합병에
법무부 반독점 소송 제기
조 바이든 행정부 기류 반영
향후 대기업 인수합병에 미칠 영향 촉각

출판공룡 탄생 무산되나…법무부, 美 1·3위 출판사 합병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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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의 규제 당국인 법무부가 1·3위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사이먼앤드슈스터의 합병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을 억제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향후 빅테크 등 다른 거대 기업들의 인수합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주요외신에 따르면 법무부는 펭귄랜덤하우스가 21억 75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에 사이먼앤드슈스터를 인수합병 하는 안에 대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가 워싱턴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책은 역사적으로 미국 공공의 삶을 형성해왔고 작가들은 미국 출판계의 생명줄"이라며 "만약 세계 최대 출판기업이 주요 경쟁자 중 하나를 인수하게 된다면 이는 출판업계에서 전례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는 "두 회사의 합병은 도서시장의 발전을 억제하며, 작가는 물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베텔스만이 모기업인 미국 출판업계 1위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는 지난해 11월 3위 출판사인 사이먼앤드슈스터를 21조 75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출판시장의 3분의1을 장악하는 거대 출판사의 탄생으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컨설팅업체 마켓파트너스인터내셔널의 로레인 샨리 사장은 "두 출판사가 합병할 경우 책 유통시장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며 "중소형 출판사는 물론 다른 대형 출판사들도 점점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격노'를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회고록,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그것이 일어난 방' 등을 비롯해 스티븐 킹, 밥 우드워드, 댄 브라운, 존 그리샴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책을 다수 출판했다.


펭귄랜덤하우스는 버락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과 그의 아내 미셸 여사의 자서전 '비커밍'을 출판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 두 출판사의 판매 수익을 합치면 미 출판협회 기준 전체 시장의 20%에 달하고, 시장 점유율로는 27%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 부수 기준으로도 두 출판사의 시장점유율은 3분의 1을 훌쩍 뛰어넘는다. 판매 부수를 집계하는 NPD북스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책 시장의 약 25%가 펭귄랜덤하우스가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먼앤드슈스터(9.1%)를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은 35%에 달한다. 2019년 기준으로 양장본 베스트셀러의 49%가 이들 두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통계도 있다.


이번 소송은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경쟁적 관행을 근절해 대기업의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한 포괄적 명령에 서명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반독점 소송의 하나로 꼽힐 이번 소송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기업 인수·합병에 대해 달라진 기류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 명령에는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기업들을 겨냥한 정보기술(IT) 분야 뿐만 아니라 의료 및 은행업까지 총 72개의 개별조치가 포함돼있다. 이 명령으로 인해 향후 미국 내 기업들의 인수합병 활동에 대한 더 큰 조사를 촉발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양사는 법무부의 소송 제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펭귄랜덤하우스와 사이먼앤드슈스터는 공동 성명을 통해 "합병을 가로막는 것은 법무부가 보호한다고 주장한 바로 그 작가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소송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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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펭귄랜덤하우스는 이번 소송을 위해 800억달러 규모의 합병건인 AT&T와 타임워너 인수합병건을 맡았던 변호사 다니엘 페트로첼리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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