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원유비중, 뚜렷한 하락세
수입 원유 중 60% 아래로
작년 상반기 대비 10%P 줄어
이란 거래 끊기고 미·브라질 등 늘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 가운데 중동산(産)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불과 4, 5년 전까지만 해도 80%를 넘었던 중동산 원유 비중은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한 곳인 이란과의 거래가 끊긴 데다 미국·브라질·카자흐스탄 등 비중동 국가 수입 규모가 늘면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1~6월)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원유는 290억29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중동지역 물량은 173억6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 원유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59.8%로 지난해(68.1%)와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중량 기준으로 보더라도 중동산 원유 비중 감소세는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지역 국가로부터 원유를 많이 수입해왔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국내 정유업계 설비 대부분이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돼 있어서다. 대륙권별 원유 수입동향 통계를 작성한 1980년대 후반 이래로 2010년대 들어서까지 중동산 원유 비중은 꾸준히 70~80%를 유지했다.
비중동 국가 가운데 원유 수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에너지안보 등을 이유로 석유수출을 법으로 금지했던 미국은 2015년 12월 대통령이 수출규제를 해제하면서 적극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개별 국가 기준 원유수입국에서 사우디에 이어 미국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근소한 차이로 쿠웨이트를 제친 후 올 들어서도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다.
브라질산 원유도 최근 1, 2년간 급증했다. 브라질은 과거 2000년대까지만해도 우리나라와 원유 거래가 일부 있었다가 2010년대 들어 사실상 끊긴 상태였다. 현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유전개발에 나서 원유생산량을 늘면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도 수입물량이 크게 늘었다. 현대오일뱅크 등 고도화 설비를 갖춘 정유업체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값싼 중남미산 원유를 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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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국내 정유업계가 수입선을 다변화한 결과이긴하나 이 같은 추세가 꾸준히 이어질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쉽지 않다. 환경규제로 미국이나 중남미 등에선 원유개발이 쉽지 않아진 탓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는 산업계는 물론 일상생활 곳곳에 쓰여 가격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셰일오일로 미국산 원유가 싸지만 단기 스팟성 계약 위주라 중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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