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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성폭력의 그늘…피해자의 증언 "가해인지 조차 인식못한 10대"

최종수정 2021.07.20 11:30 기사입력 2021.07.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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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성폭력의 그늘…피해자의 증언 "가해인지 조차 인식못한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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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친족 성폭력은 미투(me too·나도당했다) 운동의 ‘사각지대’입니다. 어린 나이의 피해자들은 가족들이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서 범죄·가해를 인지 조차 하지 못하면서 성장합니다."


20일 친족 성폭행 문제를 알리는 활동가 민지(활동명)씨가 한말이다. 그는 일곱 살때 중학생 사촌오빠에게 친족 성폭력 피해를 입은 당사자다. 지난 2월부터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국회·광화문에서 친족 성폭력 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1인 시위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친족 성폭력 문제는 화두가 되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 의붓아버지에게 학대와 성범죄를 당한 여중생과 그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수십차례 강제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지만 여전히 가해를 한 친오빠와 동거를 하고 있다고 밝힌 19살 고등학생의 국민청원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피해 사실을 말하고도 가족 내에서 고통 받아야 했다.


민지씨는 죽음이 있고 나서야 이같은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봤다. 그는 "친족 성폭력은 그저 극악무도한 범죄, 악마, 짐승 등으로 묘사되고 피해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고통받는 이미지로만 그려진다"며 "피해만을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범죄 사실이 어떻게 은폐되고 알려지지 않는 지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봐야할 때"라고 밝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친족 성폭력 문제에서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민지씨의 경우도 가족들의 ‘입막음’이 피해 사실을 빨리 알리지 못한 이유였다. 그는 "고3 때 엄마에게 피해 사실을 처음 알렸지만 엄마는 ‘이제 와서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며 "가해자들은 가족이라는 지위를 악용해 성폭력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도 한몫한다. 그는 "가족을 벗어나서 경제적 자립을 하는 것은 10대 때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성인이 돼고서도 이러한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나 활동가들은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국가와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019년 한국성폭력상담소 통계에 따르면, 친족 내 성폭력 피해를 상담소에 상담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린 경우는 55.2%(48건)였다. 상담소에 상담하기 전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경우가 49.4%(43건)였으나, 친족 성폭력 본인 상담(41건) 중 주변인에게 알렸으나 지지받지 못한 경우는 53.7%(22건)에 달했다. 현행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민지씨는 "친족성폭력은 그 특성상 어린나이에 겪는 경우가 많고 피해사실을 알리기 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우리사회가 이 문제를 ‘씼을 수 없는 상처’ 등으로 규정하면 피해 사실을 알리는 일은 더욱 힘들어진다. 가해자가 분명한 친족 성폭력 범죄에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윤미 변호사(여성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피해자가 ‘용기내 고발하면 된다’는 성질과 결이 다르다. 가해자와 즉각 분리가 어려운 상황도 발생한다"며 "학교 등 아동·청소년 보호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상담을 진행하거나, 적극적 지원이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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