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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폐업...우산마저 내려놓는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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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자영업자 550만8000명, 전년 동월보다 3만7000명 줄어
고용원 있는 자영업 29개월 연속 감소…1인 자영업은 늘어나
전문가 "융자보다 컨설팅 지원해 사업전환 돌파구 찾도록 해야"

[그래픽=아시아경제 이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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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서울 서초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조수현(49·가명)씨는 코로나19로 손님이 끊어지면서 어려움이 계속되자 최근 폐업했다. 영업제한으로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자 조씨는 일하던 직원 2명을 내보내고 혼자 6개월 정도 식당을 꾸려왔다. 그러나 임대료가 밀리는 등 한계에 부딪혔고 결국 7년 동안 운영하던 식당을 접어야 했다. 조씨는 식당을 시작한 2013년 5월부터 매달 30만원씩 노란우산 공제금을 적립해왔고, 모두 93회에 걸쳐 2790만원을 납부했다. 세금과 공제액을 제외하고 3040만원의 공제금을 손에 넣었다. 조씨는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컸다. 혼자서 버티는 것도 더 이상은 무리였다"면서 "밀린 임대료를 갚고 나머지는 생활비와 재기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8개월째 실직 상태에 있던 오기영(47·가명)씨는 며칠 전 10년 남짓 부어왔던 암보험을 해지했다. 꾸준히 구직 활동을 벌였지만 실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나마 받던 실업급여 수급 기간도 끝나가자 오씨는 가장으로서 심한 압박을 느꼈다. 오씨는 "틈틈히 음식배달 라이더로 일하며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이젠 일자리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시기가 됐다"며 "중견기업 회계부서에서 20년 가까이 일했지만 이젠 사무직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거리두기도 완화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올 가을쯤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어렵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가장은 10년이나 부어왔던 보험을 깨고, 자영업자들은 줄폐업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자영업자는 554만5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0.7%(3만7000명) 감소했다. 1명 이상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4.7%(6만5000명) 줄어든 132만3000명으로 집계돼 29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422만2000명)는 0.6%(2만7000명) 늘었다.


소상공인 경기전망도 불투명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5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소상공인 경기전망지수는 71.5로 지난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3~4월 연속 상승세였으나 5월부터 다시 감소세다. 경기전망지수가 100이상이면 향후 경지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소상공인이 많음을, 100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크게 줄고 임대료 등 고정비가 나가다 보면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 가지고 있는 자산을 처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점포 운영은 고사하고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매달 납부하는 고작 1만~2만원도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통계도 역설적으로 이 같은 상황을 대변한다. 폐업으로 인해 노란우산 공제 해지와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입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노란우산 가입건수는 18만5933건이었으나 올 1~5월 20만3313건이 가입, 지난해 연간 가입건수를 추월했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해지와 대출이 늘어나는 것 못지않게 노란우산 같은 공제가입자가 증가하는 것은 경제위기 때 나타나는 역설적 현상"이라면서 "그나마 위기를 넘기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보험이나 공제 등을 최후의 보루로 판단하고 다만 얼마라도 아껴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사업전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융자 중심의 정책보다 컨설팅 지원을 보다 강화해 폐업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벗어나 사업전환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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