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빌딩,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1·2018년 사용하고 '당선'
"21분 컴팩트 도시, 엄마 같은 시장" 내세우는 박영선도 3·4층 공사 중
여론조사서 안철수 누르고 지지율 1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았던 이정재가 천재 관상가 역의 송강호에게 던진 대사다. 얼굴의 모습을 통해 성격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닥칠 운명까지 볼 수 있다는 관상은 고금을 막론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점쳐보고 싶어하는 이들에겐 흥미로운 점법이다. 관상을 두고 비과학적, 비논리적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통계학'적으로 이해된다는 목소리도 있어 4차 산업혁명 한복판에서 '관상성형'이 성행하기도 한다.

얼굴 말고 땅에서도 이러한 통계치를 찾는 경우가 있다. 완벽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보완하고자하는 마음은 '명당'으로 확장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은 청계천과 한강을 끼고 낙산, 인왕산, 남산을 좌청룡·우백호로 삼은 최고의 도시로 꼽힌다. 그 중 한남동, 압구정동은 재물운이 모이는 명당으로 알려져있고 연희동은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 명당으로 거론된다.


때 아닌 '명당' 얘기는 선거철 유력 후보자들의 캠프를 언급하려 꺼내봤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나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안국동 안국빌딩 3층에 선거캠프를 꾸렸다. 캠프 인원이 늘어나면서 4층으로도 확장,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4일 서울 강서구 씨에이치빌딩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4일 서울 강서구 씨에이치빌딩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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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장관의 서울시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경선에서는 이겼지만,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서는 지며 후보직을 내줘야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현직이었던 박 전 서울시장에게 경선에서 밀려 뜻을 접었다.


이번에 '삼수' 도전하는 박 전 장관이 캠프를 꾸린 안국빌딩은 역설적이게도 당시 박 전 장관을 이겼던 박 전 서울시장이 사용했던 곳이다.


지난 2011년 박 전 서울시장은 이곳에 선거 캠프를 꾸린 뒤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했을 때에도 박 전 서울시장은 안국빌딩에 캠프를 차리고 또 다시 당선됐다.


박 전 장관 측 관계자는 "공실이 나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하지만, 이미 정치권에서는 안국빌딩이 '명당'으로 알려져있다. 박 전 서울시장 전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경선을 위해 '안국포럼'을 차린 곳이기도 하다.


터의 기운일까. 지난달 25일 서울시장직에 본격 출사표를 던진 박 전 장관은 다른 후보에 비해 다소 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그동안 서울시장 1위 후보로 꼽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누를 만큼 지지율이 껑충 올라섰다. 지난 2일 아시아경제 의뢰로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달 30~31일 서울시 거주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인물로 박 전 장관이 24.6%, 안 대표가 22.4%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안 대표를 앞섰다.


정당지지도도 박 전 장관의 출마선언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역전한 여론조사도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를 가리켜 '박영선 효과'라고 했다.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 전 장관은 지금까지 '21분 컴팩트 도시'와 '구독경제' 등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과거 '버럭영선' 이미지에서 벗어나 '엄마 같은 시장'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4일 박시영TV 나와 "코로나19로 서민들의 삶이 너무 고달퍼졌고 (이러한 상황에서) 어딘가 의지하고 싶은 (서민들을) 챙겨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엄마 같은 시장의 역할이 있어야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 독일 메르켈 총리를 언급하면서 "두 분을 다 만나봤는데 힐러리 클린턴은 능력은 있지만 굉장히 찬 바람이 쌩쌩 불었고, 메르켈 총리는 똑같이 능력이 있는데 푸근하고 좋았다"며 "엄마 같은 시장이 될 만큼 지금은 품이 넓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게 노력하겠다. 그런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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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본다"는 박 전 장관이 일단 통과해야할 첫 단계는 당내 경선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에 박 전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2인 경선이 확정됐다고 5일 밝혔다. 경선은 국민참여경선과 권리당원 득표 50%에 일반 유권자 득표 50%가 적용돼 가려진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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