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내총소득, 2년 연속 감소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지난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의미하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2019년에 이어 또다시 감소했다. GDI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I는 1803조6639억원으로 직전해 대비 0.3% 감소했다. 2019년에는 전년 대비 0.3% 줄었다.
GDI 감소 폭은 2008년 금융위기(0.1%)보다는 컸고,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7.0%)보다는 훨씬 적었다. 기업과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GDI의 하락은 경제주체의 소득 여건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한은은 객관적 수치보다는 다른 지표와 비교해 분석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실질 GDI를 실질 GDP와 비교해 보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이 1.0% 줄어든 만큼, 성장률 하락 폭에 비해선 GDI 낙폭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2019년의 경우 성장률이 2.0%였는데도 GDI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 수출품의 가격은 얼마 안 높아졌는데, 해외 제품의 가격이 높아지면 해외 제품을 살 여력이 줄어들며 구매력이 줄어든다고 본다"며 "작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실질 국제유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수입품을 사는 데 돈이 덜 들었고, 실질 GDI가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실질 성장률보단 하락 폭이 적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3만1000달러 중반 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GNI가 환율을 토대로 해 계산되는 것을 가정했을 때 지난해(3만2115달러)보다는 조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국장은 "실질 성장률이 -1.0%를 기록했고, GDP 디플레이터는 연간 기준으로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명목 성장률은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1.3% 오른 점을 감안하면 3만1000달러대 중반 정도 1인당 GNI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2020년 원·달러 환율은 1180.1원으로 2019년(1165.7원) 대비 1.2% 상승했다. 1인당 GNI는 명목 GNI를 인구수로 나눠 구하는데,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통상 국제 비교를 위해 시장 환율로 환산해 미 달러화로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이탈리아를 넘어 처음으로 G7(주요 7개국)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WB)이 직전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이탈리아의 1인당 GNI는 3만4530달러로 그해 한국(3만3790달러)을 근소하게 앞섰다.
블룸버그통신도 한국의 1인당 GNI 예상치를 보도하며 "한국도 코로나19로 인해 봉쇄정책을 시행하긴 했지만 유럽 국가의 전면적 국가 폐쇄 정책보단 정도가 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지난달 한국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겼던 것을 언급하며 "지난해 4분기 한국을 휩쓸었던 대유행이 ‘V’자형 경제 회복을 막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이 강화되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경제 성장 수준이 둔화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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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1인당 GNI 수치가 이탈리아를 넘어섰더라도 부익부 빈익빈 형태의 ‘K’자형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자형 회복은 고학력·고소득 노동자의 수익이 늘어나는 반면 저학력·저소득 노동자의 여건은 더 악화되는 것을 뜻한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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