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스포츠단 우승해도 보험료 할인 못한다
금융위 "특별이익 제공"
고객간 형평성 저해 지적
"은행에 비해 과도한 규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은행이 운영하는 보험사가 운영하는 프로배구단이 리그에서 우승하면, 보험료를 10% 할인해주는 보험을 팔 수 있을까?'
마케팅 차원에서 새로운 보험을 내놓으려는 한 보험사의 시도가 규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스포츠단을 후원하면서 우대금리를 활용해 스포츠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는 은행에 비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A생명보험이 요청한 우대금리, 보험료 할인 제공에 대한 질의에 대한 법령해석을 내렸다.
A생보사는 특정기간에 가입한 계약자에 한해 보험료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경우가 보험업법 상 계약자 간 부당한 차별에 해당하는 지, 또 보험사가 자사 스포츠단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는 저축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특별이익 제공에 해당하는 지를 질의했다.
많은 보험사들이 프로농구단과 배구단을 운영하는데, 성적에 따라서 가입고객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였다.
금융위는 "특정기간에 가입한 계약자에 한하거나, 보험사의 스포츠단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나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는 저축보험을 판매하는 것은 특별이익 제공에 해당할 소지가 높다"면서 판매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보험은 계약자간 약속한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을 따져 보험료를 책정하게 된다. 하지만 보험사고 발생 위험과 연관이 없는 스포츠단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거나, 보험료를 할인하는 것은 특별이익이라는 판단이다.
보험업법 제98조(특별이익 제공 금지)에서는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가 그 체결 또는 모집과 관련해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는 과당경쟁 등 모집질서 저해, 재무건전성 악화, 고객간 형평성 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기시즌에 가입한 계약자에게도 우대금리나 보험료 할인 제공하는 것 역시 모집질서 및 고객간 형평성 저해 등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타 금융권에 비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2019년부터 프로야구 후원사로 '프로야구 예ㆍ적금'을 만들어 판매해왔다. 가입자가 선택한 구단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경우 연 1.0%포인트 우대금리를 주기도 했다. 예금에만 1조원 넘는 자금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신한은행은 올들어서도 프로야구 적금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롯데자이언츠 정기예금,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NC다이노스와 KIA타이거즈의 우승을 기원하는 예금상품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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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고객의 위험을 보장하는 만큼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면서도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새로운 마케팅에 대해서 유독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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