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울 분양, 추첨은 210가구 뿐…"저가점·갈아타기가 끌어올리는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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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올해 서울 일반분양에서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린 아파트 공급 물량이 단 210여가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고 있는 청약 경쟁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서울 시내에서 저가점자나 1주택자는 신규분양 물량의 당첨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된 셈이다. 청약시장의 벽이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기존 주택 거래시장으로 내몰리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전용면적 85㎡ 초과 물량은 3290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일반분양으로 공급된 물량은 12.86% 수준인 423가구에 그쳤다. 85㎡ 초과 물량 중 50%는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는 점을 고려하면 추첨제 물량은 212가구에 머문 셈이다.

올해 서울의 총 분양(예정) 물량은 4만1990가구다. 연말까지 나올 85㎡ 초과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올해 서울 지역 전체 공급에서 추첨제 물량 비중은 0.5% 수준에 그친다. 무주택자라도 청약통장가입 기간과 무주택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이 적으면 사실상 신규분양을 통한 내집마련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서울 분양 대부분이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돼 85㎡ 초과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조합원분 등을 제외한 일반공급 역시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재건축ㆍ재개발을 통해 공급된 물량은 2만4058가구로 전체 공급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올해 총 분양 가구 수 4만1990가구에 국민임대, 영구임대, 민간임대, 장기전세, 행복주택 등이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재건축ㆍ재개발을 통해 공급됐다는 의미다. 택지개발을 통한 대형 면적 공급 역시 서울 시내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할 넓은 땅이 더 이상 없다는 점에서 기대하기 힘들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에 이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 역시 추첨 물량 감소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강남권 일부 단지에선 조합원 분양가보다도 낮게 책정된 일반분양가에 조합원이 대형 면적을 선점해 손실을 최소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근본 원인은 2017년 8ㆍ2대책을 통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민영주택의 85㎡ 이하 물량 100%를 가점제로 손질했다는 점이다. 이 면적에서도 25% 추첨을 통한 당첨을 기대했던 청약 대기 수요가 기존 재고로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85㎡ 이하에선 당첨 기회를 잃은 데다 85㎡ 초과 일반공급분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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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추첨만 바라보는 저가점자와 1주택 갈아타기 수요 등이 기존 집값 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선보이는 사전청약제 역시 신혼부부 등에 대한 특별공급 물량이 상당수여서 가능성이 없거나 희망고문이라고 판단한 매수 대기자들이 움직이는 것이란 분석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특별공급 조건 완화 등으로는 당첨 가능성이 없는 맞벌이 부부, 1주택 갈아타기 수요 등의 기존 시장 참여를 막을 수 없다"며 "청약시장 개편 등 수요 억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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