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상자도 2박3일 대기…'병상 대란' 시작됐다
컨테이너 등 동원해 병상확보 나섰지만 환자급증에 태부족
수도권에 남은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서울2개·경기 1개 뿐
자택격리 길어지면서 불안감 증폭, 가족간 추가감염 우려도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 15일 오후 3시께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뒤편 공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할 컨테이너식 이동 병상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사에 투입된 인부 30여명은 영하의 맹추위에도 배선ㆍ수로ㆍ난방ㆍ청소 등 각자 맡은 일에 정신이 없었다. 인부들은 작업 틈틈이 흡연을 하면서 언 몸을 녹였고 곧 바로 작업에 투입됐다. 한 인부는 "공사를 빨리 마무리하라고 독촉하긴 하는데 겨울이라 능률이 오르지 않고 해도 일찍 넘어가 야간작업도 어렵다"면서 "하루나 이틀 안에 끝날 것 같진 않고 3일은 있어야 공사가 마무리 될 것 같다"고 했다.
컨테이너식 이동 병상 설치에 의료원 인근 주민은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윤모(42ㆍ여)씨는 "설치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버스를 타려면 그 주변을 지나야 한다"면서 "컨테이너 바로 앞에는 어린이집도 있어 확진자 관리를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컨테이너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서울의료원 어린이집 입구에는 '어린이집 문앞에 코로나병실 웬말이냐! 안전거리 확보해라!'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불안한 학부모들의 항의도 있었다고 한다.
컨테이너 병상은 1개당 폭 3.1m, 길이 7.5m 규모로 3명이 한 컨테이너를 쓰게 된다. 침상별로 임시벽ㆍ문 등 설치해 공간을 분할하지만 복도식 구조로 설계됐고 샤워실ㆍ화장실은 외부에 설치해 6명이 함께 쓴다. 이로 인해 자칫 공동 사용으로 교차감염이 일어나 회복 중인 환자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어린이집 입구에 '아이들의 안전공간 보장해주세요' 등 '컨테이너 임시 병상'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코로나19 치료 병상 부족 문제가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 상황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16일 서울시와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가용한 수도권 코로나19 전담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서울 2개, 경기 1개 등 3개뿐이다. 이미 인천은 전날 기준으로 가용한 중증환자 치료 병상을 모두 소진했다. 중수본이 집계한 전날 기준 상황과 비교하면, 하루 새 서울의 중증 환자 병상 2개가 모두 소진됐을 수도 있다.
지자체와 정부가 부랴부랴 임시 병상 등을 확보하고 있지만 확진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면서 병상은 태부족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공공병원의 전담 병상 동원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이 지난 13일 일반 병상 2260개와 중환자 병상 287개를 확충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실행에 옮겨지려면 길게는 3주가 걸린다.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와 이송 등을 맡는 일선 보건소와 소방서 등에서도 병상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한 보건소 관계자는 "최근엔 병상 부족 때문에 유증상자도 평균 2박3일 정도 집에서 대기해야 치료시설로 이동이 가능하다"며 "한두달전까지만 해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당일에 병상 배정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응급환자ㆍ유아ㆍ기저질환자ㆍ노인ㆍ임산부 등을 먼저 배정받기 때문에 이외의 유증상자들은 대부분 자택에서 대증 치료에 기대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내 또다른 보건소 관계자는 "사흘, 나흘씩 집에서 환자들이 대기하면서 증상이 심해질까 봐 정신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자택 격리로 인해 가족 등 접촉자의 추가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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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컨테이너식 이동 병상은 겨울철 추위에 취약하고 공간도 협소해 이동과 처치가 힘들 것"이라면서 "또 병상 규모도 적기 때문에 수백명을 수용할 수 있고 난방 시설도 갖춘 생활치료시설, 연수원, 체육관 등에 병상을 만드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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