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 "기업규제법 재고를"…이낙연 "늦추기 어려워"(종합2보)
기업규제 3법 실낱 희망 기업인들 이낙연에 호소
이낙연, 경총 찾아 6대그룹 사장단 면담했지만 이견 커
손경식 "국회가 기업부담 늘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경식 경총 회장이 6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민주당-경총 간담회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황윤주 기자, 김지희 기자]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대표 기업 사장들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상법ㆍ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안 등 기업 규제 3법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기업인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이 대표를 만나 호소했지만, 여전히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은 모습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6대 그룹 사장단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이 대표를 만나 기업 규제 3법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기업 규제 3법과 관련해 주요 그룹 사장단이 정치권에 직접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대 그룹 사장들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굳은 얼굴로 경총회관에 들어왔다.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응한 이들은 손 회장과 이 대표의 공개 인사말이 이어지는 동안 주요 내용을 필기하며 이 대표에게 전달할 기업들의 우려를 정리했다. 이후 비공개로 이어진 자리에서 사장단은 기업 규제 법안에 대한 경영계의 우려 사항을 조목조목 이 대표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회장 "코로나로 기업들 어려운데 기업규제법으로 상황 악화"
손 회장은 공개 인사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국회에는 기업 경영과 투자 활동에 제약을 가하고 부담을 늘리는 법안이 200건 넘게 제출돼 있어 경제계로서는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200건의 법안 중에서도 상법ㆍ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안 등 기업 규제 3법을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상법 개정안의 경우 기업경영권 행사와 전략적 경영추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서도 높은 규제를 부과하고 있다"며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하게 되면 투기목적의 해외펀드나 경쟁기업들이 회사 내부의 핵심 경영권 사항에까지 진입할 수 있고 이사회 구성에 외부 인사가 참여하게 됨으로써 경영체제 근간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중대표소송제 또한 기업이 비상장회사를 통해 미래 신기술ㆍ신사업에 투자를 하는데 있어 과도한 경영간섭을 초래할 수 있고, 모회사 소액주주를 통한 자회사에 대한 소송남발의 소지를 안고 있다"며 "이처럼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경영권 방어조치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는 가운데, 규제적 제도들만 도입된다면 경제회복을 위한 기업활동조차도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경우 사익편취규제대상 기업 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손 회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인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한 합리적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저해하고 해외기업으로 물량이 전가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이는 규제부담을 덜기 위한 대규모의 지분매각으로 인해 경영권 부담으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그룹감독법안과 관련해서는 "그룹내 금융관련 기업들을 별도로 구분·관리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엄격한 건전성 규제로 인해 자본확충, 계열사 지분매각과 같은 부담이 대폭 가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회장은 기업규제 3법 이외에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관련 노동조합법 개정 추진에 대한 걱정도 공개했다. 손 회장은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도 투쟁적이며 파업이 가장 많은 우리 노사관계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켜 사용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권리 강화에 맞춰, 파업시 대체근로 금지, 사용자에 한한 부당노동행위 처벌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고 노사간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는 제도들도 반드시 함께 개선될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경식 경총 회장이 6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민주당-경총 간담회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손경식 회장 "3%룰 상당한 조정 있을 것" …이낙연 대표 "몇몇 사안 보완 가능하지만 일정 늦추기 어려워"
손 회장은 면담이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주주 3%룰'의 문제점을 적극 강조했다. 손 회장은 "국회에 기업규제3법을 포함해 여러 입법안이 국회에 나와있다"며 "가장 문제가 되는 상법상 '3% 룰'을 비롯해 몇 가지 부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도는 감사위원 선출시 대주주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손 회장은 "해당 규정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며 "사리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경쟁자가 들어올 수도 있어 기업이 대단히 어려워진다고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그간 해당 규정으로 인해 경영권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부와 여당에 적극 건의해왔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좋다, 아니다 그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그간 국회에서도 여러번 대화를 나눈 만큼 '3% 룰'은 상당한 조정 있을 것"이라며 "상식선에서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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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의 우려에 대해 이 대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답했다. 이 대표는 "공정경제 3법은 아주 오래된 현안이고 우리 기업들의 건전성 높이는 것이지 골탕먹이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외국계 헤지펀드와의 경영권 분쟁 우려라든지 몇몇 사안에 대한 보완은 가능하지만 법개정을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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