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공영방송 재원 구조 재고"
KBS, 전체 재원 대비 수신료 비중 46%
英 BBC, 日 NHK 비해 턱없이 낮아
전문가 "수신료 제도 '정당성' 먼저 확보해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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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공영방송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신료 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논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여권에선 공영방송 수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야당은 KBS의 보도 공정성 상실, 경영 부실 문제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갈등을 빚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광고를 비롯해 몇 가지 규제 완화만으로는 현재 지상파의 어려움을 해소하기는 불가능하다"라며 "근본적으로 공영방송의 재원구조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다만 실제 KBS 수신료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공영방송의 자구노력과 개혁방안이 있어야만 (국민)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수신료를 인상해 공영방송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KBS 수신료를 40년씩 묶어놓을 수는 없다"며 "적절한 규모로 국민 동의를 받아서 인상해주고, 그렇게 해서 KBS 광고를 줄이는 대신 타 방송사에 여유분을 주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양승동 KBS 사장도 지난 1일 발표한 '경영혁신안'에서 수신료 인상 방안을 포함하며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출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KBS가 받는 수신료는 각 가정당 월 2500원으로 지난해 기준 총 6705억원에 달해 전체 재원 1조4566억원의 46%를 차지한다. 해외 선진국 공영방송인 영국 BBC, 일본 NHK 등의 전체 재원 대비 수신료 비중이 각각 70%, 90%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KBS 여의도 사옥 / 사진=연합뉴스

KBS 여의도 사옥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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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공영방송 수신료를 1000원 이상 인상해 수신료 비중을 70%까지 끌어 올려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KBS는 지난해 75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각종 프로그램의 공정성 논란 및 경영 문제 등이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공정성 잃은 공영방송에 수신료를 올려줄 가치가 있나"라며 "(KBS 뉴스는) 확인하지도 않은 내용을 보도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방송 콘텐츠 완성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수신료를 더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공영방송 재정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막말과 욕설 듣기 위해 국민들이 세금 내는 게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박대출 통합당 의원도 "문재인 정부 3년이 방송 장악 3년"이라며 "정권 실세 인사들이 독 묻은 말을 쏟아내고 시녀 방송들은 한술 더 뜬다"며 KBS의 보도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공영방송 KBS와 MBC / 사진=연합뉴스

공영방송 KBS와 MBC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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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여부를 두고 정치권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직장인 A(28) 씨는 "수신료를 올리기 전에 공영방송이 먼저 쇄신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라며 "밑 빠진 독에 세금 붓는 것은 사양한다"라고 수신료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직장인 B(27) 씨는 "애초에 TV를 거의 보지도 않는데 강제로 수신료를 내야 한다는 게 더 억울하다"며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방송을 내놓지 않으면 수신료 인상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는 반응도 있었다. 직장인 30대 C 씨는 "여러 문제가 있긴 하지만, 공영방송은 중립적인 보도나 공익 차원 정보 전달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서민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을 만큼만 인상하는 자구책이면 용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기에 앞서 우선 공영방송 수신료 제도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우리 공영방송은 정치 권력과 공생하는 '정치 병행성', '후견인 주의'에 고착돼 있어 공정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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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에 대한 해결의 시작은 바로 정치적 예속 구조에서 벗어나 수신료 제도를 정당화하고, 정치적·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만 정치로부터 독립된 별도 규제기구에 의해 운영되는 영국식 이원적 규제모델을 도입하되, 구성원은 정부추천 인사 중 전문성·지역성에 따라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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