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vs “우려”…법무·검찰개혁위 검사 인사개혁 권고, 검사들 반응 엇갈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가 발표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 권고안에 대한 전현직 검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잦은 전보인사를 통해 검사들을 줄 세우는 잘못된 관행과 특수·공안·기획 분야 검사들의 승진 독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검찰에 대한 정부의 장악력 극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7월 단행될 검찰 인사를 앞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사전포석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19일 검찰 안팎에서는 전날 개혁위가 발표한 ‘검찰권의 공정한 행사를 위한 검사 인사제도 개혁’ 권고에 대해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형사·공판부 강화 취지에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형사·공판부 강화는 그동안 검찰개혁 방안으로 꾸준히 논의돼 온 주제였다. 하지만 이번에 마련된 개혁안은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다.

일선 검찰청의 형사·공판부장과, 형사부를 지휘하는 1차장검사, 대검 형사·공판부장 등은 물론, 검사장이나 지청장의 5분의 3이상을 형사·공판부 경력검사로 보임하자는 권고에 대해 현직 검사들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수도권 지청의 부장검사 A씨는 “그동안 특수부 등 인지부서에서 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검사들이 갑자기 형사부장에 임명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십여년간 안 다뤘던 고소·고발 사건들을 갑자기 결재해야 하는 입장이 돼 업무 파악이나 효율 면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조직의 특수성 고려해야' 지적도=반면, 검찰 인사를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국장 출신의 변호사 B씨는 “형사부에서 근무하는 검사들 중에 두각을 나타내는 우수한 인재를 발탁해 특수부 등 인지수사 부서로 발령을 내왔던 게 현실”이라며 “권고안대로라면 오히려 특수·공안검사들이 검사장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차·부장검사 등 관리자 보직에 대한 직급 승진제 폐지나 검사장 순환보직제 도입, 그리고 검사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일정 지역에서 계속 근무하게 하는 권역검사제 도입 등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경지검장 출신 변호사 C씨는 “법원장이 소속 판사의 재판에 절대 개입할 수 없는 법원과 달리 검찰은 기본적으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 아래 통일적 기준에 의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비슷한 사건에 대해 어떤 검사는 구속수사를 다른 검사는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다든가 누구는 벌금 100만원, 누구는 벌금 500만원 이런 식으로 형평성에 반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부장검사나 차장검사의 지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호사 B씨는 “법원의 향판제도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돼온 것으로 안다”며 “지역 토호세력과의 유착을 막기 위한 순환근무제의 필요성은 법원보다 검찰이 훨씬 강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부장검사 D씨는 “일단 제도를 도입한 뒤 유착관계가 드러난 검사는 처벌하면 될 일”이라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 일 있느냐”고 말했다.


◆검찰인사위원회 실질화에는 우려=한편 그동안 인사의 기본 원칙과 기준 등을 논의해온 '검찰인사위원회'가 검사장 인사나 검사들의 전보인사에 대한 실질적 심의권을 갖도록 검찰청법을 개정하자는 권고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부장검사 E씨는 “이번 권고안 중 가장 문제는 검찰인사위를 의결기구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과반 이상 위원을 외부인사로 구성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민변 출신 변호사 등 현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검찰 인사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가 아닐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검찰 주변에서는 통상 8월에 실시돼온 검찰의 정기인사가 7월로 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개혁위는 전날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검사장이나 지청장의 5분의 3 이상을 형사·공판부 경력검사로 임용하는 방안’ 등은 차기 인사부터 즉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법무부는 개혁위 발표 직후 “검사 인사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적극 공감하며 개혁위의 권고안 등을 참고해 추가 개선 방안을 검토 추진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AD

일련의 상황을 감안할 때, 검찰개혁 방법과 속도를 놓고 검찰과 대립해온 추 장관이 7월 파격 인사를 단행하기에 앞서 사전포석을 놓으려는 권고안 아닌가 하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