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개발 계획 내놓으며 준공업지역에 관심 집중
신도림 · 성수 등 입지 좋은 지역 많아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 얽혀있어
사업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준공업지역 주택공급 한다지만… '갈 길 구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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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정부가 도심 주택공급 방안의 일환으로 준공업지역 정비를 제시하면서 서울 노후 공장 밀집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당수 준공업지역이 신도림동, 성수동 등 입지가 뛰어난 곳에 위치해 개발이 이뤄질 경우 서울 지역 주택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 추진 중인 준공업지역 개발조차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 갈등으로 난항을 겪는 상황이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6일 '수도권 주택 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서울 준공업지역 개발을 통해 2022년까지 7000가구를 확보하겠다며 민관합동 공모사업을 제시했다. 앵커산업시설을 조성해 순차적으로 정비를 추진하고, 앞으로 3년 동안에 한해 산업부지 의무확보비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한편 공간지원리츠를 활용해 공공이 직접 산업시설을 일부 매입하겠다는 '당근'을 내놨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서울시 조례를 개정한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까지 아우른 합동 공모를 통해 시범 사업지 1~2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내 준공업지역은 서울 전체 면적의 3.3% 수준인 19.98㎢가 지정돼 있다. 영등포구가 5.0㎢로 가장 넓고 구로구가 4.3㎢, 금천구가 4.1㎢, 성동구는 2.0㎢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구로구 신도림동ㆍ성동구 성수동ㆍ영등포구 문래동 등을 유력 후보지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준공업지역 정비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거지 중심의 일반 재개발에 비해 훨씬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 293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 전경 (사진=이춘희 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 293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 전경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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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곳이 정부의 시범 사업지 선정이 유력한 곳으로 알려진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 293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재 '토지 등 소유자'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조합 설립 없이 소유자 약 930명 중 75%의 동의를 얻어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 이 지역은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동의를 받는 단체가 '추진위원회'와 '주민대표회'로 갈리면서 양쪽 모두 75% 동의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비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모임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각종 재개발에 공공이 개입하는 방안을 내놓자 연이은 사업 지연에 위기감을 느낀 주민 일부가 모여 단체 간 통합 추진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들은 "개발이 늦어지면 서울시나 정부에서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며 빠른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인근 A부동산 대표는 "대토지나 공장 소유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수익이 나는 곳 대신으로 고작 아파트 한 채 받고 만족하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전경. (제공=SH공사)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전경. (제공=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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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곳까지 '유휴부지'로 인정해 주거비율을 강제로 높일 경우 산업 기반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소 제조업이 밀집한 곳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체적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며 "주거 시설의 비중을 높일 경우 오히려 지역의 가치와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공공이 개입한 산업시설이 '제2의 가든파이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가든파이브는 청계천 복원 사업 과정에서 터전을 잃은 청계천 소상공인들을 위해 2008년 완공된 복합쇼핑몰이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도 공실률이 12%에 이르고 특히 공구ㆍ산업용재 전문상가인 '툴(tool) 동'은 공실률이 30%에 달하는 상황이다. 결국 SH공사는 공실 해소를 위해 가든파이브 내 상가들의 입주업종 제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뾰족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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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만약 기업들이 빠져 실질적으로 준공업지역의 가치와 기능이 없는 곳이라면 용도지역 변경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추진을 통해 주거시설의 비중을 높이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부작용의 우려가 크다"고 제언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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