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뭄' 비상시국에…은행, 외화 자산 관리 비상계획 가동(종합)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달러 수급 일단 숨통 트여
외화 수급 현황 모니터링
외화 유동성 점검 나서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달러가뭄을 겪고 있는 은행권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은행권은 “당장 급한 불은 껐다”고 판단하지만 언제든 달러가 마를 수 있다는 위기감에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하는 등 외화 자산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외화 자산과 부채에 대한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거액의 자산 변동이 예상될 경우엔 유관 부서별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자본시장그룹 주도 아래 외국인 자금 동향을 점검하고, 과거 특이 지표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우리은행도 매일 외화 지표 점검회의를 열고 해외 법인으로부터 수시로 시장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외화예수금 비중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고, NH농협은행은 외화유동성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은행들은 위기 상황 때 해외 금융회사로부터 외화를 빌려 올 수 있도록 하는 커미티드라인ㆍ크레딧라인도 구축해놨다. 이 약정에 따라 국내 은행은 원할 때 약속한 한도와 환율에 따라 외화를 빌려 올 수 있다. 일종의 금융사 간 맺은 마이너스통장이다.
신한은행은 크레디트스위스 등과 12억달러 규모의 커미티드라인을 맺었고, 우리은행도 8억달러를 확보했다.
국민은행도 시장상황에 따라 5억~8억달러 규모로 조절할 수 있는 커미티드라인을 쳐놨다. 이 은행은 씨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그룹 등과 70억달러 규모의 크레딧라인도 맺었다.
하나은행도 최근 크레딧라인 추가 계약에 나서 3~4개 해외 금융사로부터 약 12억달러를 확보해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방위적 자금 확보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은행의 외화 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말 기준 4대 은행의 외화예수금은 439억달러로 집계됐다. 또 지난달 말 기준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28.3%로 금융감독원 규제 비율 80%을 상회했다. 외화 건전성 지표인 LCR는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30일 동안 빠져나갈 수 있는 외화 대비 즉시 현금화 가능한 고유동성 외화자산 비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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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세계 주요 기관과 투자자들이 ‘초안전자산’인 달러 매입에 열을 올리면서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역사적 저점인 20bp(1bp=0.01%)로 떨어졌다가 최근에 50bp대로 뛰었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상승 출발한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32.0원 내린 1,253.7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전례없이 떨어지는 와중에 다행히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시장이 조금은 안정되겠지만 외환위기의 트라우마가 있는 국내 은행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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