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를 보라" 면세점업계, 임대료 감면 재차 요청

운항중단 국가 증가에…이달 9~15일 항공여객 92% 감소

해외선 여행각과 임대료 연동…인천공항은 최소 보장액 징수

업계선 기재부 배당이익 때문에 대·중견기업 감면거부 판단


"매출 80% 줄었는데 고작 3개월 납부유예라니…허탈하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차민영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입국 제한 조치로 어려움에 직면한 대기업 중견기업 공항 입점업체를 위해 임대료를 3개월간 납부 유예해주기로 한 가운데 면세업체들이 다시 한번 임대료 인하 요구에 나설 계획이다.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리는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주재 간담회에서 면세점 업계는 재차 임대료 인하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면세점 업체와 식음료 업체 등 16개사 대표와 임원이 참석한다. 정부의 '대기업 패싱'에도 업체들이 계속해서 지원을 요청하는 이유는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면세업체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내놓은 지원안이 무이자 3개월 유예라니 허탈하다"며 "임대료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한달 매출 2배, 임대료로 내야=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화권 위주로 감소하던 국내 항공여객은 호주, 스페인 등 선진국까지 운항중단 국가가 늘어나면서 이달 9일~15일 기준 전년(166만명) 대비 91.7%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이 19만명이었던 인천국제공항은 16일 1만6000명까지 떨어져 개항 이래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항 입점업체들을 이용하는 고객도 급감했다. 특히 인천공항 내 면세점 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한달 매출이 평소 2000억원, 임대료는 8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3월 한달 매출은 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에서 한달간 벌어들인 돈의 2배를 임대료로 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해외국제공항과 다른 행보=코로나19 사태 이후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국제공항, 중국 서우두공항 등은 면세점 임대료를 전액 혹은 부분 감면해주고 있다. 해외공항의 면세점 임대료는 여행객수에 연동하기 때문에 여행객수가 줄면 임대료도 저렴해진다. 이들 공항은 감소한 임대료에서 추가로 인하해주고 있다. 반면 전 세계 공항 면세점 매출 1위인 인천국제공항은 여행객수와 상관없이 최소 보장액을 징구한다. 인천공항은 면세점 사업장 입찰시 여행객수를 기반으로 최저 임대료 이상의 금액을 제시하도록 했다. 최저 임대료 기준이 됐던 여행객수가 급감하고 있는데도 인천공항을 움직이는 기획재정부는 '임대료 인하'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인천공항 지분 100%를 가진 기획재정부는 대기업을 배제한 중소기업만 지원한다는 프레임에 갇혀 임대료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소 협력업체 줄도산 위기=면세점업체가 어려워지면서 중소 협력업체도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 업체는 1000여곳의 협력업체와 상생하고 있다. 한 중소업체는 "대기업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이 나오고 있다"면서 "결국 중소 영세업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에 입점한 중소 브랜드 피해도 심각하다. 입점 브랜드 관계자는 " 당장 인력운영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퇴점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입점브랜드의 거센 요구로 항공 운항이 거의 중단된 김포공항 내 매장을 무기한 휴점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브랜드도 손님이 없는데 문을 닫으면 안되냐고 하소연한다"면서 "여객이 없어 항공사들이 피해를 보는 만큼 면세점도 힘들다"고 말했다.


◆임대료 감면 왜 거부할까=업계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대기업 중견기업 입점 업체들에 임대료 감면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이유를 기재부에 지급하는 배당 이익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전체 수익 중 임대수입이 65%, 항공(공항시설 사용료 등) 수입이 35%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총 1조761억원 중 대기업이 낸 임대료 비중은 91.5%(9846억원)에 달한다. 임대수익이 줄어들면 인천공항공사의 이익도 감소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재부가 가져가는 배당금도 자연스레 적어지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매해 수익의 45%가량을 기재부에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기재부는 인천공항공사의 순이익 8905억원 가운데 3997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정부가 항공업사, 지상조업사 및 공항 내 상업 시설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지원(감면)한 금액은 총 651억원이다. 이는 대기업 입점업체의 3개월 임대료(3813억원)의 17.0% 수준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매출액과 순이익의 각각 2.3%, 7.3% 정도 이기도 하다.

AD

이기훈 한양대학교 교수는 "상생 위해 다들 노력하는 시국에 공사 쪽에서도 면세업계를 위해 조금 더 전향적으로 나서줄 필요가 있다"면서 "면세업계가 고용 유지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