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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유엔총회서 각국 지도자 질책한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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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당신들이 내 꿈을, 내 유년시절을 빼앗았다. 사람들은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고 생태계는 붕괴되고 있다. 하지만 당신들은 돈,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만 말할 줄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느냐."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거센 질책을 쏟아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잠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해당 연설을 듣지는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툰베리는 이날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 패널 연사로 나서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자신과 같은 젊은 환경운동가들을 칭찬하기만 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스웨덴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교 거부' 시위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킨 그는 "내가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가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툰베리는 "나는 여기에 있으면 안된다. 나는 대서양 건너편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며 "그런데도 당신들은 우리에게 젊은 사람을 위한 희망을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래 세대는 극복할 수 없는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당신들은 빈 말로 나의 꿈, 나의 유년시설을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툰베리는 "사람들은 고통받고 있다.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 생태계는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는 대량멸종의 시작에 있다"며 "그러나 당신들은 모두 돈,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에 대해서만 말할줄 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거듭 질책을 쏟아냈다. 그의 목소리는 다소 격앙됐고 얼굴 역시 상기돼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말할 때에는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툰베리의 발언 중간 중간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툰베리는 "아직까지도 필요한 정치, 해결책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감히 여기에 와서 당신들이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하느냐"며 각국 지도자들에게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국 의회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학자들에게 귀 기울이라"고 따끔한 한 마디를 건넸던 그는 지도자들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건넸다. WP는 툰베리의 마지막 발언은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워싱턴DC에서는 지구온난화 대책을 요구하며 도로를 봉쇄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유엔총회 기간 개최된 이날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유럽, 중국, 인도 등 60개국 지도자가 연설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를 지키는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지구는 '멈추라'며 울부짖고 있다"며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2020년 이후 석탄화력발전소 신설 중단 ▲화력연료보조금 금지 ▲탄소세 도입 등을 각국에 촉구했다.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반(反)환경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툰베리의 일침을 현장에서 듣지 못했다. 당초 종교 자유 관련 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그는 이날 오전 행사장을 깜짝 방문했다. 그는 약 15분간 머무르며 전날 브로맨스를 선보인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설을 듣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열심히 듣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통역기로 보이는 장치를 착용했는 지는 확실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핵심 지지자들의 주요 이슈인 종교자유 관련 연설장과 기후변화 연설장 간 거리는 불과 100m"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시간표를 막판에 바꾸고 결국 기후변화 행사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세계 지도자들이 우릴 실망시키고 있다는 툰베리의 비판은 완전히 놓쳤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당황한 듯 텍사스 휴스턴 홍수를 언급하며 "홍수는 내게 매우 중요하고, 기후변화,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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