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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패싱’ 유통업계 온도 차 ‘극명’

최종수정 2019.08.09 15:53 기사입력 2019.08.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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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트 “日製 안 팔아”…대형마트 “계약 기간 존재”

자영업자 ‘직접매입’·마트 ‘협력회사’ 계약 방식 차이

광주광역시 치평동 한 슈퍼마켓에서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구를 붙여놨다.

광주광역시 치평동 한 슈퍼마켓에서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구를 붙여놨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그건 일본 과자라 사면 안 돼. 다른 과자 사자.”


#. 김호진(5)군은 지난 8일 부모님과 동생 김호연(4)군과 함께 집 근처 대형마트를 갔다. 부모님이 저녁 장을 다 볼 때까지 기다린 김군은 드디어 기다리던 과자류 코너를 들릴 수 있었다. 이것저것 부모님의 눈치를 보면서 과자를 카트에 담던 중 동생이 일본어가 적힌 초콜릿 과자를 들고 오자 김군은 곧바로 다른 과자로 바꿔오라면서 동생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군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잘못하고 있대요. 일본어 쓰여 있으면 안 사요”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경제보복에 들어가자 국민의 자발적인 ‘일본패싱’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유통업계의 온도 차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아시아 유일의 화이트리스트 국가였다.


일본은 수출의 효율성을 위해 우방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지정해 우대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민감한 물품을 수출하기에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동네 슈퍼마켓 같은 일부 소규모 자영업자는 일본산 담배·맥주·과자 등을 진열대에서 빼면서 자발적인 ‘일본패싱’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8일 본보가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한 소규모 슈퍼마켓 계산대에는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마켓 내에 과자, 술 등 일본제품은 찾아볼 수 없다.


일본 담배를 사려던 한 손님은 업주 김모(47)씨의 “일본 것 안 팔아요”라는 한마디에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김씨는 “일본이 저렇게 나오는데 밑바닥 민심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원만하게 해결될 때까지 일본제품은 팔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광산구 산정동 한 슈퍼마켓도 마찬가지였다.


‘일본패싱’이라는 문구는 붙어 있지 않았지만 일본제품은 진열대에서 전부 빼 창고에 보관해 놓은 상태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한 대형마트 과자류 코너에 진열된 일본 과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한 대형마트 과자류 코너에 진열된 일본 과자.



반면 시민들이 주로 찾는 대형마트에서는 일본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구 상무지구 A·B 대형마트에서는 예전처럼 수입 과자 판매는 계속 되고 있었고 주류 역시 일본산 맥주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광산구 하남동 C 대형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같이 유통업계에서 ‘일본패싱’에 대해 온도 차를 보이는 이유는 계약 방식에 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판매할 물품을 ‘직접매입’을 통해 재고까지 업주가 책임을 안고 가지만 대형마트의 경우는 협력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물품을 진열한다.


때문에 특정 물품을 빼거나 진열하지 않는다면 일방적인 계약 위반이므로 계약 기간 동안은 물건을 진열해 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약 기간 때문에 진열대에서 뺄 수는 없지만 ‘행사’는 하지 않을 것으로 협력회사와 이야기가 된 상태다”며 “현재 남아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당분간은 일본제품에 대해 추가 발주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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