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 불구 힘 못쓰는 코스피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 '바이 코리아(Buy Korea)'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총 2조3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19거래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순매수 행진을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열흘 동안 연속해서 주식을 사들인 것은 지난 1월9일~22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이 기간에만 외국인은 1조2989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8174억원, 348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지난 5월 한 달을 제외하고 매월 이어지고 있다. 1월 4조500억원, 2월 1408억원, 3월 476억원, 4월 2조3921억원, 5월 -2조4389억원(순매도), 6월 7583억원 등 외국인이 올들어 지금까지 사들인 주식은 총 7조1650억원에 이른다. 작년 한 해 5조7200억원을 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충분히 '바이 코리아(buy Korea)'라고 불릴 만 하다.
하지만 증시 '큰 손'인 외국인의 매수 행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만 2조원 넘게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는 지난달 말 2130.62에서 지난 26일 2066.26으로 되레 3.0% 빠졌다. 지난해 말(2041.04)과 비교해도 상승률은 1.2%에 불과하다.
이같은 흐름은 외국인의 매수가 '반도체 투톱'에만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 1,2위 종목은 삼성전자(5조796억원)와 SK하이닉스(1조4213억원)로 이 두 종목 매수 규모는 총 6조5009억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매수한 총액(7조1650억원)의 90.7%에 해당한다.
반면 현대차(-5300억원), SK텔레콤(-4001억원), SK이노베이션(-3191억원), KB금융(-3160억원), 포스코(-2209억원), 신한지주(-2136억원), 한국전력(-1990억원) 등 반도체 외 종목인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외국인에게서 소외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외국인만, 그것도 반도체 업종에만 매수세가 지속됐을 뿐 기관과 개인이 7조원 넘게 매도하면서 코스피지수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정도에 미국의 약달러 기조가 가시화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자산의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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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그 외 지역 사이의 여전한 펀더멘털(기초여건) 격차를 고려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도 약달러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은 적다"며 "오히려 하반기 유럽 경기가 불안한 가운데 정치 리스크까지 부각되며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어 신흥국 증시 등 위험 자산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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