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것도

잊는 일


꽃 지는 것도

잊는 일

나무둥치에 파 넣었으나

기억에도 없는 이름아


잊고 잊어

잇는 일

아슴아슴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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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잊는 일/손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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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다'는 건 '잊었다'라는 그런 마음 하나를 얻는 것. 그 마음에 문득 사무치는 것. 꽃이 피면 꽃이 피는 대로 꽃이 지면 꽃이 지는 대로 잊은 것을 잊은 대로 기억하는 것. "기억에도 없는 이름"과 함께 "나무둥치" 아래를 오래도록 서성이는 것. 그렇게 "잊고 잊어" 하루를 한 달을 한 해를 잇고 "잇는" 것. 마침내는 한 생을 "아슴아슴" 잊은 것들과 더불어 사는 것. 꽃이 진다, 당신이 온다, 이제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 당신이 다시 기억나려 한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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